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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이는 돼지의 피부병, 장미색비강진
2010-09-10
신경 쓰이는 돼지의 피부병, 장미색비강진

비록 돼지의 두터운 지방층 덕분에 돼지의 피부병은 삼출성 표피염이나 개선충증 외에는 몇 가지 없을 것 같고 그다지 중요할 것 같지도 않지만 실제로 알고 보면 돼지에게도 적지 않은 피부병이 있고 꽤나 혼동되는 증상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리고 평상시 대부분의 사양가들은 돼지의 피부병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막상 돼지에게 평상시에 보지 못한 피부병이 생기면 대부분은 자못 심각해진다. 
이번의 경우도 예외는 아닌데, 전화로 들리는 사양가의 목소리는 밝았지만 그 이면엔 다소의 걱정도 숨어 있는듯했다. 사실 걱정하지 않았다면 그 바쁜 양반이 나한테까지 직접 전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니까....
전화 내용은 컨테이너 돈사의 이유자돈들에게서 입식 2주 이후, 즉 6주령 정도에서부터 일단의 피부병 증상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런 증상이 길면 약 80일령까지 나타나고 자돈군에서 약 5% 정도의 발생율을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혼동되는 피부병
폐사나 도태? 돼지에게 삼출성표피염을 제외한다면 돼지를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도태를 시켜야 할 정도로 못돼먹은 돼지 피부병은 없지 싶다.  삼출성 표피염은 포유자돈에겐 정말 치명적이고 치료가 잘 되지 않아 심각하고 이유자돈에게도 피해가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고 거의 모든 사육단계의 돼지를 괴롭히는 피부병을 꼽으라면 단연 개선충증을 들 수 있겠지. 하지만 이 질병 역시 돼지를 죽게 하지는 않는다. 지독한 가려움증으로 괴롭히긴 하지만...(당하는 돼지 입장에선 가려움증으로 잠 못 자고 제대로 성장하는데 심각한 지장이 있다면 차라리 삼빡하게 죽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물론 전신성 질병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피부병 증상이라면 돈단독이나 PDNS를 들 수 있겠군. 이런 질병이라면 가볍게 여기긴 힘들다. 눈에 보이는 즉시 투약이나 도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겠지.
그런데 오늘 얘기하는 피부병은 돼지에게 전혀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보기엔 엄청 심각해 보이고 어지간한 소심한 농장주라면 발견 즉시 이런 저런 주사약을 쓸 게 뻔한 질병이기 때문에 책에 실어 말씀드리는 것이다. 
<사진 1>의 돼지가 우리 농장 자돈 육성사에서
몇 마리씩 보였다고 치자. 가장 흔한 케이스는, 지속성페니실린 부신피질홀몬제 주사를 일단 한 방 때린다. 이걸로 성이 안 차면 벤질벤조에이트 희석액이나 다른 개선충 구제용 살포약을 냅다 뿌리는 치료행위이다. 어제 사진과 함께 전화를 준 사양가도 비슷한 액션을 이미 실행하고 난 뒤였다. 그렇지만 이 질병은 그렇게 치료한다고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치료한다고 다 치료된다면 처음부터 발생하지도 않았다! 뭐 이렇게 시위라도 하듯이 말이다.


이름만 이쁜 피부병, 장미색비강진 (Pityriasis rosea)
이 질병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미색비강진(Pityriasis rosea)라는 피부병이다. 사람에게도 이와 유사한 질병이 있고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사람의 질병명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장미색비강진이란 이름은 언듯 듣기엔 꽤나 매력적으로(?) 들린다.(나만 그렇게 들리나?) 그러나 이 질병은 보기에 꽤나 밥맛 떨어지는 피부병이다. 
마치 일종의 곰팡이(Microsporum nanum이나 Trichopyton verrucosum 등)에 의한 링웜(Ring worm)이라는 피부병처럼 피부에 달표면의 곰보자국 같은 병변이 확대되어 나가면서 결국 위의 <사진1>처럼 된다. 아! 링웜이라는 진균증은 언 듯 보면 오늘 얘기하는 장미색 비강진과 아주 흡사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외국과는 사육형태가 달라서 이렇게 돼지에게 링웜이 나오는 예는 드문 것 같다. 아니 솔직히 얘기하면 한 두 번은 비슷한 증상을 본 것 같지만, 뭐... 돈군 전체의 문제도 아니고 해서 실험실 진단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린 기억이 있다. 
아무튼 이름이야 어떻든 간에 이 질병을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다소 놀라게 된다. 더러는 돈단독과 혼동하는 이도 있고 더러는 PDNS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더라. 상당수는 뭔지 몰라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열심히 치료에 임한다. 


백색 랜드레이스에 많은 유전성 질병

농장주의 말에 따르면 표현형이 유색피모를 가진 개체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이 질병은 백색계통의 돼지에서 주로 보인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아직 유색종 돼지에서 장미색 비강진이 나타난 것은 보지 못했다. 유전성 질병이므로 무슨 치료법이 있을까하는 기대 또한 하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도 이런 징그러운 증상을 보이는 개체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출하할 때가 되면 다들 그 이전에 자연 치유가 된다. 그래서 도축장에서 이런 질환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경우는 한 번도 없다. 
그러니 사양가 여러분들은 이런 증상이 우리 돼지에게서 나온다고 신경 쓸 이유가 전혀 없다. 그냥 나오면 나오는 대로 무심히 지나치면 된다. 그러나... 진단은 확실히 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링웜이나 PDNS, 돈단독, 개선충증 등등의 피부증상과 혼동하여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다 보면 예상외의 피해를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월간양돈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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