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인증점]경기 성남 유명갈매기 김선웅 대표
30년 세월을 품은 정직과 신뢰의 밥상
김선웅 대표에게 음식이란 허기를 채우는 물리적인 끼니만을 뜻하지 않는다. 정직과 신뢰가 담긴 ‘믿고 먹을 수 있는’ 밥상이라야 ‘진짜’ 음식이라고 말한다.
30년 세월 동안 양질의 재료로, 차별화된 맛으로, 섬세한 고객서비스로 자리를 지켜온 유명갈매기를 찾았다.
30년을 지켜온 견고한 뚝심
불판에서 지글지글 고기 익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노릇노릇 알맞게 익은 실한 갈매기살,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고유한 소스까지. 여기에 곁들어 먹는 새콤한 절임 반찬은 또 어떤가. 떠올리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밥상 풍경이다. 하물며 갈매기살 단일 메뉴로 30년간 지켜온 뚝심이 녹아든 음식이라면 더 말해 무엇할까.
“1989년에 처음 문을 열었어요. 우리 가족이 성남 일대에 14대째 살고 있는데, 여수동은 1980년대 말 즈음 갈매기살 전문점이 성업을 했던 곳이죠. 지금도 원조 동네로 통하고요. 분당 신도시 개발과 여수 지구 택지 개발 등으로 지역은 변화를 많이 겪었지만 아직까지 서너 집이 꾸준히 장사를 이어오고 있어요. 우리 집도 그중 하나입니다.”
요식업은 부침이 많은 분야라지만 유명갈매기는 크고 작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켜왔다. 그간 김선웅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바로 양질의 신선한 식재료. 30년 전부터 한돈을 고집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수입산은 단 한 차례도 쓰지 않았다는 그의 힘 있는 목소리에서 견고한 신념이 느껴진다. 유명갈매기는 2008년 한돈인증점으로 선정된 1세대 한돈인증점이기도 하다. “그동안 가맹점 문의가 정말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지요.
돼지 90~100kg에 달하는 돼지 한 마리에서 갈매기살은 고작 400~500g 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입니다. 가맹점의 수요에 맞춰 양질의 고기를 제공하기엔 한계가 많지요. 최상의 품질의 고기를 빠르게 공급하기엔 무리가 있어 가맹 사업을 아예 시작하지 않았어요. 돈보다 신뢰가 훨씬 중요하니까요.”
끊임없는 연구, 정성 어린 손맛
김선웅 대표와 함께 30년 동안 손발을 맞춰온 이는 바로 아내. 공동 사업자로 등록할 만큼 서로 분업이 확실한 데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아내는 조리와 맛을 책임지고, 김선웅 대표는 고객 서비스 및 매장 총괄 운영을 담당한다. 유명갈매기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소스와 시즌별로 달라지는 각종 절임 반찬에서도 드러난다.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으로 만들어낸 유명갈매기만의 저력이다.
“소스는 갖가지 재료를 황금 비율로 맞춰 넣어 직접 만들고 있어요. 수많은 테스트와 연구 끝에 탄생했지요.” 그래서일까. 달콤함과 매콤함이 이채롭게 조화된 옐로 소스는 담백한 갈매기살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파란 토마토를 숙성시킨 절임은 무쌈과는 또 다른 새콤함과 개운함을 선사한다.
이뿐이 아니다. 갈매기살의 경우 손질하기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한 고기. 특히 고기에 붙은 흰 막을 제거하는 정교한 기술은 고수의 영역이다. 양념갈매기살은 흰 막을 모두 제거하고 양념을 고루 배어들게 만드는 것이 필수. 유명갈매기는 하나하나 흰 막을 손질하고 있다. 소스통을 테이블마다 비치해 언제든 편하게 먹게 한 세심한 배려도 엿 보인다. 유명갈매기는 여느 고깃집과는 다른 풍경도 시선을 끈다.
200여 평의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대화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고, 프라이빗한 식사가 가능한 것. 유모차 등을 놓기에도 편리해 가족 단위 손님에게 제격이다. 으레 오래된 맛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유명인의 사인이 걸려 있지 않다는 것 또한 색다른 풍경이다. 김선웅 대표는 유명인이 왔다고 해서 사인이나 사진 요청을 하지 않는다. 누구든 와서 편하게, 즐겁게 식사를 즐겨야 한다는 지론이 밑바탕 되었다.
꾸준히 ‘모범’을 지키는 일
유명갈매기는 한돈인증점 외에도 ‘성남모범음식점’, ‘경기도으뜸맛집’에도 선정되었다. 사실 이러한 타이틀은 획득하는 것보다 ‘지키는’ 일이 더욱 어려운 법. 김선웅 대표는 평소 철저한 위생 및 식재료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1년에 수차례 불시에 점검이 와도 떳떳하고 당당한 이유다. 무엇보다 그가 보람을 느낄 때는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 맞닿아 있다. 어릴 때 온 손님이 결혼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오는가 하면, 장인·장모님 모시고 오는 이, 이전해서 없어진 줄 알았다가 수소문해서 찾아온 이 등등. 김선웅 대표는 자신에게 감동을 준 손님들이 많다며 웃는다. 그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랑받는 ‘살아있는’ 음식점으로 이끌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지난 30년을 돌아보건대, 쉽지만은 않았어요. 1997년 IMF로 인한 불경기를 맞았을 때는 가족 같은 직원들을 내보내야 했지요. 그럼에도 손님들에게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가짐으로 신뢰를 쌓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정직하게, 나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경영하며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