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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렌드]‘아는 맛’도 다시 보자! 고깃집에 찾아온 복고 바람
2019-10-24


 

추억 소환! ‘새로운 옛것’에 빠지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역주행하고 있다. 단종됐던 식품을 리메이크한 상품들이 신제품 못지않게 사랑받으면서, 옛것을 새롭게 부활시키는 리마인드 마케팅이 잇따르고 있다.

 

단순한 ‘추억 팔이’가 아니라 장수 상품에 현대적 감성을 담아 재해석하는 데 방점을 뒀다는 분석이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두꺼비소주’로 알려진 원조 소주 브랜드 ‘진로’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번에 나온 진로는 1975~1983년 사용한 라벨 크기, 병 모양, 병뚜껑 색깔 등 과거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되살렸다. 농심은 단종됐던 ‘해피라면’을 30여 년 만에 재출시했다. 해피라면은 신라면이 간판 라면으로 등극하기 전 농심의 주력상품으로, 옛날 패키지를 그대로 적용해 제품을 기억하는 40~50대와 새로운 제품에 호감을 갖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다. 롯데제과도 20여 년 만에 분홍색 패키지의 ‘꼬깔콘 달콤한 맛’을 재출시했다. 당시 사용한 로고와 서체를 그대로 활용해 복고 감성을 살렸지만, 단맛은 현재 추세에 맞춰 부드러운 맛으로 변경했다. 1937년 제작된 컵 디자인에 새로운 감성을 덧입힌 우유도 인기다. 플래그십 스토어 ‘밀크홀1937’은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다. 유제품을 옛날 감성 물씬 나는 유리병에 담아 판매하는데, 이 유리병을 갖기 위해 일부러 매장에 찾아오는 고객이 줄을 잇는다.

 

유행은 돌고 돈다지만, 지금 한국을 강타한 ‘뉴트로’ 트렌드는 잊을 만하면 한 번쯤 등장하던 복고 열풍과는 다르다. ‘뉴트로(New-tro)’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다. 옛것 그대로를 따르는 ‘레트로’와 달리, ‘뉴트로’는 이전 세대의 유행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재창조하는 문화를 뜻한다. 단순히 추억만 불러일으킨다면 ‘복고풍’이지만,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취향을 창출한다면 ‘뉴트로’에 속한다.

 

요즘 힙스터들이 을지로, 종로, 퇴계로 안쪽 철공소 골목, 인쇄 공장, 골뱅이 골목 곳곳의 ‘뉴트로 성지’를 찾아다니는 이유도 맥을 같이 한다. 세월을 박제한 듯한 노포들도 ‘핵인싸템’으로 급부상했다. 옛것으로 치부되던 낡은 골목들이 1020세대에 사랑받게 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

은 남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편리하지만 천편일률적인 대기업 프랜차이즈 식당이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근대나 개화기 콘셉트에서 신선함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1020세대는 을지

로 거리에서 ‘촌스럽다’는 느낌 대신 ‘홍콩의 예술거리’ 같은 새로운 감성으로 받아들인다. 일상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자개장부터 공중전화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건들을 체험하기 위해 젊은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찾아든다. 가게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다소 불편한 접근성조차

흥미롭게 여기는 것이다.

 

주머니 얇은 1020, 추억에 젖은 3050 사로잡은 ‘냉삼’의 부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냉동삼겹살도 복고 열풍을 타고 ‘냉삼’이라는 귀여운 애칭을 달고 귀환했다. 유독 돼지고기를 사랑하는 한국인에게 삼겹살은 어지간하면 실패하지 않는 메뉴다. 숙련된 전문가가 구워주는 두툼한 생고기가 유행하던 와중에 역으로 얇은 냉동삼겹살이 다시 등판한

것이다. 1970~90년대 유행했던 꽝꽝 언 고기를 5㎜ 이하의 두께로 얇게 썰어 호일로 싼 불판에 구워 먹던 돼지로스구이와 비슷하지만, 한층 진화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냉삼 열풍’에 고품질의 육질이 한몫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냉삼 노포들은 최상의 돼지

생고기를 급냉시켜 그날그날 육절기로 썰어 내고, 씹기좋은 식감이 유지되는 기한 내에 소비한다.

 

‘가장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봄으로써 새로운 맛과 멋을 창조한 고깃집들은 빈티지 간판, 깡통 식탁과 의자 등 복고 인테리어 요소를 가미해 소비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인테리어는 물론 메뉴판과 그릇 역시 복고풍 일색이다. 일대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냉삼 맛집들의 특징은 단

순히 옛 소품 몇 점을 가져다 놓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형은 복고 컨셉트로 꾸미되, 메뉴 개발과 마케팅 방식은 젊고 감각적이다.

 

오프라인에서 맛본 냉동삼겹살에 대한 만족감은 온라인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냉동삼겹살은 가성비가 좋고 장기간 저장에도 용이해, 장 볼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가 선호할만하다. 요즘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은 에어프라이어로 구워 먹으면 훌륭한 메인 요리가

된다. ‘그때 그 시절’ 고기 맛이 3050세대에겐 추억으로, 1020에겐 새로운 식문화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진화한 맛에 ‘향수’ 버무려라

누군가에게는 변변치 못했던 젊은 날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지금껏 없었던 신선한 감성을 경험하게 하는 ‘냉삼’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SNS에는 ‘뉴트로’라는 해시태그로 복고 감성을 재해석한 고깃집에 대한 게시물이 속속 올라

오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살아본 적도 없는 시기에 주목하고, 써본 적도 없는 소품에 흠뻑 빠진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뉴트로 문화는 생애 최초의 경험이기 때문에 새롭고 신선한 것’이라며 ‘추억의 콘셉트를 빌려오되, 새로운 세대의 마음까지 움직여 개인 취향

으로 만드는 게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경기 불황이 심해질수록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감성에 집착하게 되고, 1020 세대가 과거를 동경하는 것도 ‘장밋빛 미래가 없는 현실에서 정서적 안정을 찾으려는 심리’라는 분석도 있다.

 

뉴트로 마케팅의 가장 큰 효과는 ‘감성’을 앞세워 접근하는 만큼 상품에 대한 거리감과 저항감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뉴트로 마케팅은 10대에서부터 40~50대 중장년층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SNS 전파력이 월등한 밀레니얼 세대와 구매력이

강한 중장년층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모든 것이 다시 인기를 얻고 유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추억을 응용하는 데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보편적으로 사랑받을 만한 기호나 취향 요소가 있을 때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소환될 수 있다. 명심할 것은, 과거에 부족했던 점을 얼마나 보완해 모든 세대의 마음을 움직이느냐

에 마케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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