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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탐방] 충남 홍성군 구동양돈장 이영기 대표
2019-09-30


“아버지가 물려 준 근면·성실함의 유산으로 밝은 한돈 미래 만들 것”

 

아버지 농장에 들어와, 새벽 6시면 농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도 아버지의 ‘부지런해야 한다’는 잔소리가 한동안 이어졌다. 새벽 5시 출근, 드디어 아버지의 눈에 들었다. 평생 ‘부지런함’을 인생 철칙으로 삼아온 아버지에게 5시 출근은 아들의 농장 운영 ‘의지’를 가늠하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었던 것이다. 구동양돈장 이영기 대표가  아버지의 뒤를 이은 지 약 13년이 됐는데, 지금도 이 대표의 출근 시간은  새벽 5시이다. 부전자전 ‘부지런함’이다. 

 

“6월·7월·8월 수정·종부하면, 10월·11월·12월 새끼 낳 고, 내년 6월·7월·8월에 출하하죠.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 년 농사를 짓는 것이예요. 지금 상황을 보면 내년 결과가 어 떨지 짐작할 수 있어요.(내년 농사는 어떨 것 같나요?) 현재 종부 상태로는 기대가 되네요. 내년에 돈가만 좀 올라가면 좋을 텐데요. 요즘 돈가가 너무 싸서.”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내년 농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구동양돈장 이영기 대표를 만났다. 벌써 내년 여름을 준비하는 13년 차 한돈 후계농인 이 대표의 얼굴에 기대감이 충만하다.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구동양돈장 시간을 ‘잇다’ 

이 대표가 어릴 적, 그의 아버지는 돼지(자돈)도 키우고, 소 도 키우고, 과수 농사도 짓는 그야말로 전천후였다. 1990년 대 초반에는 모돈 120두를 키웠는데, 당시 이 대표 아버지의 한돈농장은 동네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지금에 생각 해보면, 그렇게 부지런하셨기 때문에 그만큼 기반을 다지셨 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는 항상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시며, 뭔가를 하셨어 요. 우리가 3형제인데, 우리를 향한 아버지의 일성은 ‘사람은 항상 부지런해야 한다. 조금만 나태해지면 금방 엎어진다’는 것이었어요.” 어린 이 대표도 아버지의 일손을 부지런히 도왔는데, 등교 전 사료 급여 하교 후 축사 청소는 어린 이 대표의 매일의 일과였다. 그런데 그것이 싫지 않고 오히려 좋았단다. 이는 2006년, 26세의 젊은 나이에 “농장으로 들어오라”는 아버지 의 권유에 망설임이 없었던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 

 

“저는 농장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사실 지금에 와서 후회하 는 것 중 하나는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농장으로 들어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농장에 들어온 초보 한돈인 이 대표는 아버지와의 크 고 작은 견해 차이를 좁히기 위해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그 시간은 또 이 대표가 아버지를 닮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버지와 일하면서 농장을 키우려면 남들보다 1시간 먼저 농장에 나와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배웠어요. 후배 후계농들에게 ‘부모님 때보다 성공하려면 부모님보다 1시간 먼저 일 하라’고 말하는데, 그게 꼭 맞는 이치라고 생각해요. 아버지 를 보면서 배운 또 한 가지는 백신 관리, 인공수정 등 농장 운영과 사양관리에 있어 중요한 부분은 반드시 직접 챙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농장에 대한 관심과 손길이 줄어드는 순간, 일년 농사를 망친다고 생각해요. 낮에 한 두시간 빼고는 항상 농장을 지키고 있는 이유입니다.” 아버지가 물려준 부지런함과 성실함의 유산 위에, 이 대표는 자신만의 성장기도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더했다. 이는 구동 양돈장이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며 더 큰 성장을 이뤄내게 만들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구동양돈장 혁신을 ‘이루다’ 

그 첫걸음은 ‘배움’이었다. 아버지의 일손을 도왔던 경험만으 로는 농장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으니, 당연한 선택이었다. “아버지 때는 없던 질병도 생겼죠. 그러니 아버지의 사양관 리·농장관리 방법만으로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양관리 방법을 배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013년에는 아버지의 낡은 농장을 현대화 시설로 바꾸는 변 화를 감행했는데, 이는 농장 규모를 아버지 때보다 2배 성장 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시설을 현대화하면서 돼지들이 살기 좋은 사육환경이 갖춰진 덕분이다. 농장 관리도 훨씬 수월해 졌다. “특히 농장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의 의견 충돌이 많았어요. 그래도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밀어붙인 측면 이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그때의 선택이 옳았고요. 아버지의 칭찬이요? 처음에 농장에 들어왔을 때 아버지는 하나부터 열에 대해 모두 잔소리하셨는데, 그게 줄었으니, 그것을 칭 찬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아버지가 사용하던 사료를 전격 교체하 는 과정에서도 아버지와의 갈등이 적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 역시 꼭 필요한 일이었기에 반대를 무릅썼고, 결 과적으로 농장의 수익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환경과 방식이 바뀌면 돼지들이 잘못될 수도 있으니, 아버 지의 걱정도 이해는 되죠. 자칫 1년 농사를 망칠 수 있으니까 요. 무엇보다 평생 자신의 방식으로 잘 운영해 오셨으니. 그 래도 그때는 정말 아버지가 야속했어요.(웃음)” 다행인 것은 주변에 후계농하는 동료가 적지 않았다는 사실 이다. 구동양돈장이 위치한 충남 홍성군 은하면은 우리나라 를 대표하는 대단위 양돈농장 단지로, ‘구동양돈장’ 기준으로 반경 3km 안에는 한돈 약 12만두가 함께 자라고 있다. “당시에는 후계농이 흔하지 않았지만, 이곳은 좀 달랐어요. 후계농하는 친구가 많았죠. 사양관리, 농장운영 등에 관한 것부터 아버지와의 의견 차와 같은 사적 영역까지, 다양한 고민을 나눌 수 있었죠. 큰 힘이 됐습니다.”

 

철저한 질병관리로…구동양돈장 돼지를 ‘지켜내다’ 

이 대표에게 아버지와의 의견차보다 더 큰 난제가 찾아온 것 이 2015년이다. 바로 ‘구제역’이다. 출하를 앞둔 돼지 1,000 두를 살처분했다. “아버지도 저도 너무 속상해서 며칠 동안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어요.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그 해는 정말 평생 잊 지 못할 거예요.” 그 후 이 대표는 농장 운영에서 질병관리와 차단방역을 무엇 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만, 그래도 질병관리 부분은 여전 히 쉽지 않은 일이다. 2017년에는 PED가 발생하는 일도 있 었단다. “여기가 양돈단지다 보니, 냄새·분뇨 등과 관련한 민원은 없어요. 하지만 질병 발생 위험성이 다른 곳보다는 높아요. 

 

그래서 우리 농장에서는 2개월에 한번씩 ‘1두 1침’을 원칙으 로 백신을 놓고 있습니다.” 이런 철저한 대비와 노력은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 현재 구동양돈장 MSY는 약 27두이다. 등급도 잘 나온다. 구동양돈장은 대전충남양돈농협 한돈 브랜드 ‘포크빌 포도먹은 돼지’를 출하하고 있는데, 지난 7월 출하한 돼지 85% 가 1등급 이상을 받았단다. “체중 관리도 엄격하게 하고 있 다”라는 이 대표의 말에 자부심과 보람이 묻어난다.

 

매일의 정성으로…구동양돈장 미래를 ‘완성하다’ 

이 대표의 매일의 일과는 농장 일지 작성이다. 친구에게 부탁해서 특별히 만든 프로그램에 농장의 매일을 기록하고 있는 것. 구동양돈장 사무실 한쪽 벽에 걸린 보드에는 백신 접종 날짜가 꼼꼼하게 적혀있다. 이 모든 기록은 지금까지 이 대표가 걸어온 성장기와 다름없다. 매일 이 대표가 작성한 꼼꼼한 일지들은 또 이 대표가 얼마만큼의 정성으로 구동양돈장을 운영해 왔는지를 방증한다. 무엇보다 이 기록은 이 대표가 앞으로 써나갈 성공기의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현재 350두 규모의 구동양돈장이 두 배 규모로 성장하기까지의 그 기록들이 벌써 궁금하다. 지금 까지 그러했듯, 이 대표는 성실하게 무엇보다 부지런하게 구 동양돈장의 일과를 완성해 낼 것이 또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