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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피플 - 도드람양돈농협 이영규 조합장
2019-04-09


도드람양돈농협 이영규 조합장(한돈자조금 감사)

길었던 호황, 이제는 안일한 경영 방식에서 탈피해야

 

Q. 계절에 따른 양돈수급 불균형은 매년 반복되어 왔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주시해야 할 부분이 있나요?

A. 보통은 매년 반복된 패턴인데요. 올해는 상황이 이전과는 좀 다릅니다. 그동안 계속해 있었던 이런 패턴이 수입육을 들어오게 하는 빌미를 주었습니다. 그래도 과거에는 수입육에 비해서 국내산 한돈 소비량이 많았었는데, 경기가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돼지고기를 찾는 경향이 늘어났습니다. 사실, 전체 돼지고기 소비량 자체는 줄지 않았어요. 수입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에 비해 더 늘어난 겁니다.

Q.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이에 대한 대책은 없을까요? 더불어 도드람양돈농협에서는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A. 우선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떨어진 도매시장 가격에 맞춰 소비자 가격도 낮추어 총 소비를 늘리는 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뒷다리살 같은 비선호부위에요. 싸다고 해서 더 소비되는 게 아니거든요. 무리해서 더 싸게 공급하다가는 시장이 교란될 수 있어서 지난해보다 냉동·비축 재고를 배 이상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래야 지금의 불황기를 극복할 수 있고, 다시 성수기가 찾아왔을 때도 시장에서 돈가가 올라가는 걸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또한 HMR(가정간편식), 가공육 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중입니다.

Q. 수입육의 위협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우리 시장을 지키기 위해 농가나 생산자 단체, 정부에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A. 냉장육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당연히 국내산이 우수하다고 소비자들이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수입산 냉장육이 처음 들어왔을 때도 찾는 경우가 적었어요. 그런데 최근 들어 국내 구이용 부위, 특히 목심 부위가 많이 부족하다 보니까 그 틈으로 수입산이 침투해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수입산 냉장육이 국내산과 비교해 품질에서 크게 차이가 안 난다는 인식이 소비자한테 생기게 된 겁니다. 국내산과 수입산이 가격 경쟁이 안 되는데, 목심 같은 경우에는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수입산이 시장을 뺏기 시작한 거죠. 이 상황을 빨리 바로잡지 않으면 국내산 목심 시장은 큰 위기에 처할 거라봅니다. 삼겹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이 떨어지면 수입육이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은 한 번 괜찮다고 생각하면 계속해서 그 제품을 소비해요.

Q. 목심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삼겹살과 비교해 목심 시장이 특히 위협받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가장 큰 원인은 이상육 때문입니다. 목심 이상육에 대해서는 생산자, 그리고 저희 같은 생산자 단체들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어요. 구제역 백신을 놓은 지가 꽤 오래됐잖아요. 백신을 둔부에 놓으면 2차 가공업체로부터 반품될 우려가 있었어요. 생산자들이 거기 함몰돼 버린 거죠. 목심과 뒷다리의 가격 차이는 다섯 배에서 크게는 여섯 배까지 달하는 데 말이죠. 그렇게 둔부 대신 목 부위에 백신을 접종하는 걸 계속 주장하다가 목심 부족 현상이 지금과 같이 커져 버렸어요. 수입육이 들어올 빌미를 저희가 준 거예요. 가장 맛있고 좋은 부위 시장을 수입육에 뺏겨 너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Q. 이상육 발생 외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있을까요?

A. 그동안 우리는 꽤 오랫동안 호황을 누려왔어요. 그러다 보니 품질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정하지 않은 것 같아요. 웬만하면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으니까 나태해진 거죠. 이런 환경에서 ‘수입 삼겹살이 국내산보다 맛이 좋다’ 같은 인식이 생겨난 거예요. 지금처럼 소비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 외에도 천천히 키워서 맛있는 고기도 만들어 보고, 도축장 현대화도 더욱 가속해야 합니다. 매년 계절적인 불균형이 일어나는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게 안 되면 내년엔 더 많은 시장을 수입육에게 내주게 될 거예요. 농가에서는 품질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상황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돈농가에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A. 수입육이 돼지고기 시장을 계속해서 잠식하고 있습니다. 장기 호황에 따른 안일한 경영 방식에서 탈피해야 할 때에요. 양돈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사육에만 집중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과거와 같은 호황이 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수입육이 계속해서 우리 시장을 넘보고 있으니까요. 돼지를 진짜 열심히 키운다는 철학을 모든 농가가 공유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우리 한돈농가들이 농업 부분에선 상위 소득 계층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악취 문제나, 분뇨 처리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은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생산성이 올라가야 자급률을 늘릴 수 있고, 그러려면 축사를 더 지어야 하는데 요즘은 주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힘들죠.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생활 환경을 개선하면서 생산성도 올린다는 신뢰를 주민들에게 얻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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