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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여행 종로가 품은 맛과 멋
2019-01-03


공간은 계절에 따라 그 역할을 달리한다. 여름날의 종로는 더위를 피하러 나온 사람들의 소중한 휴식처다. 

반면 가을이 되면 종로는 서울의 전통을 간직한 멋스러운 거리로 탈바꿈한다. 쌀쌀한 바람이 불기 전, 종로에서 보낸 여유로운 하루.



시간이 멈춘 곳, 익선동 한옥거리


익선동이란 이름 자체가 생소했다. 서울 토박이가 아니었기에 처음 들어보는 이 낯선 동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종로3가역에서 낙원상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요즘 서울과는 어울리지 않는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그 동네가 바로 익선동이다. 워낙 길이 좁아 마치 옛날 드라마에서나 봤던 동네의 모습 같아서 드라마 세트장에 발을 들인 기분이었다. 한옥마을 하면 떠올리게 되는 북촌이나 전주의 모습과는 또 달라서 눈길이 갔다. 나에게는 익선동 자체가 생소한 곳이었지만 익선동은 사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에 지어진 한옥들로 이루어진 역사 깊은 동네다.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 속에서 한국 전통 건축 양식을 지켜 담아내고자 했던 그 당시 건축가들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익선동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개발로 몸살을 앓았다. 교통이 좋은 트리플 역세권에 마을 전체가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사라질 뻔한 것이다. 운이 좋게도 근처에 있는 종묘가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리면서, 건물을 가장 높이 쌓을 수 있는 고도 제한에 걸리게 되었고 그렇게 재개발은 무산되었다. 재개발이 무산되고 익선동의 한옥은 거의 폐허 수준이었고 재개발을 기다리다가 떠난 사람들이 살던 빈집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렇게 익선동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듯했다.

 

종로의 재발견


서울 종로는 그야말로 핫하다. 종묘, 창경궁, 경복궁 등 문화유적지가 있고 인사동, 북촌 한옥마을 같은 핫플레이스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 많아서인지 어딜 가나 사람들로 붐빈다. 워낙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 새로움보다는 식상함이 먼저였다. ‘누가 요즘 종로에 가?’ ‘종로에서 뭐 하고 놀아?’ 종로에 대한 편견이 자리할 때쯤 떠난 여행은 그야말로 종로의 재발견이었다.


매력 다다(多多),익선


북촌 한옥마을이 아기자기한 멋이 있다면, 익선동 한옥마을은 고된 세월을 견뎌온 강인함과 낭만이 뒤섞여 있다. 이런 익선동의 매력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았다. 폐허 된 곳이나 다름없었던 이곳의 매력을 알아본 사람들이 이 마을에 자리를 잡고 카페와 식당 등을 열어 젊은이들이 찾고 싶은 마을로 만든 것이다. 조용했던 익선동 골목에 서서히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옛 익선동의 모습은 그대로 지키고 요즘 사람들의 취향을 입힌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 현재의 익선동은 이제 너나 할 것 없이 찾는, 한 번쯤 가 보고 싶은 동네가 되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이곳이, 짧은 사이에 워낙 유명해져서 옛 모습은 사라지고 상업적인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익선동의 매력을 처음 발견한 그 마음 그대로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부디, 그 마음 변치 않길.


시장할 땐, 광장시장으로


광장시장은 서울에서도 잘 알려진 시장 중 하나다. 조선 후기에 한양의 3대 장으로 손꼽혔을 만큼 역사가 깊고 유명한 시장이다. 종로 하면 광장시장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어 잠시 들렀다. 얼마 떨어져 있지 않기도 하고 익선동하고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기에 종로에 오면 한 번쯤 가볼 만하다. 지나가다 보기는 했지만, 천천히 구경하니 색다르다. 다양한 잡화, 직물, 의류 등을 파는데 광장시장하면 역시 먹을거리다. 빈대떡에서 마약김밥, 물회까지 종류도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종로는 광장시장의 맛에 빠진 사람들로 붐볐다


종로에서의 하루를 마치며


하루쯤은 내 맘대로 내 멋대로 시간을 써보고 싶은 그런 날 있지 않은가. 마음에 드는 곳에 커피 한잔시켜놓고 오래 머물렀다가 해가 지면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 섞여 머물고 싶은 그런 날. 종로에서의 하루가 그랬다. 누구를 기다리지 않아도 누구와 함께하지 않아도 천천히 여유롭게…. 종로엔 쉼과 낭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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