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처럼 밀려온 FMD를 경험하면서 커다란 상실감과 절망을 경험했다. 한국 양돈이 이렇게 무너지나 하는 허탈감에 몹시 떨었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사상 최고의 돈가를 경험하면서 마음이 다시 게을러지고 돼지를 키우면서 경험하지 못한 호황(?)을 누리면서 불과 몇 개월 전의 암담했던 시절을 망각하는 듯하다. 다시금 게을러지고 다잡은 마음이 흐트러지는 요즘이다. 그러나 사상 최고의 고돈가를 누리는 요즘 한없이 불안해지고 1년 뒤 양돈업의 장래가 걱정되는 것은 온 국민의 성원에 힘입은 촛불집회로 원산지표시제가 시작된 이후 국산 돼지고기가 없어서 못팔 정도의 공급부족에서 이제는 수입 돼지고기를 판다고 메뉴판에 내 걸어도 음식점을 나무라지 않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 때문이다. 수입육이 국내 돈육시장을 잠식한 후 한돈이 다시 잃은 돈육시장을 찾아오려면 그 우리가 지금 누리는 호황만큼의 출혈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잘 낳아놓은 자돈의 육성률을 크게 높여 다가오는 수입육과의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자 한다.
1. 우리의 마음가짐    가. 목표의식을 가지자. 21일령에서 28일령 사이에 이유한 자돈을 자돈사로 이동하면서 자돈의 이유체중은 몇 kg이 적정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가? 이유 후 육성돈사로 옮기는 시점인 70일령의 체중은 몇 kg이 적당하고, 우리의 농장에서는 몇 kg이 목표체중인가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자돈을 육성하는가? 2010년 전국의 전산관리를 하는 농장의 평균 PSY가 21.5두였다. 그러나 2010년 전국 양돈농가 경영실태 조사에는 MSY는 16.62두이므로 이유 후 폐사두수는 4.9두, 이유 후 폐사율이 무려 22.8%이다. 이런 폐사의 대부분이 이유 후 육성사로 이동하기 전 자돈사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큼 이유자돈사에서의 관리를 체계적으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돈관리를 한다면 성적은 무척 향상될 것이다. ① 주차별 이유일령과 이유체중을 반드시 기록하자. ② 육성사로 전출하는 날 전출일과 체중을 기록하자. ③ 자돈사에서 폐사율(육성률)에 대한 목표를 가지자. 이런 목표를 가지고 자돈관리를 하는 방법은 자돈관리표를 잘 활용하면 된다.
나. 문제의식을 가지자. 어떻게 이유 후 폐사율이 22.8%나 될까? 왜 우리 농장에서는 이유체중이 6kg일까? 이유 후 70일령이 지났는데도 25kg이라면 문제는 없는 것일까? 자돈단계에 습식급이가 최선일까 건식급이가 최선일까 하는 내 농장과 목표들의 차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이런 제기된 의문에 대해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공부를 하게 되고 목표를 더욱 더 분명하게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제의식이 없으면 개선책에 대한 모색도 없고 타성에 젖어 계속적으로 폐사율 22.8%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요즘에는 써코백신의 접종으로 자돈의 폐사율이 많이 줄었고 돈가도 사상 최대의 호황기여서 개별농장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돈을 벌고 있으니 세밀한 사양관리에 대한 절박함이 사라진 듯도 하다. 그러나 불과 1년 뒤에는 상당한 고통이 예상되니 문제의식을 가지고 내 농장을 크게 개선시키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① 내 농장의 문제를 양돈컨설턴트에게 털어 놓아라. ② 우왕좌왕 하지 말고 전문가 한 사람의 컨설팅을 받으라. ③ 산발적인 무급 컨설팅보다는 정기적인 유급 컨설팅이 훨씬 효과가 있다. ④ 컨설팅은 제3자의 눈으로 내 농장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므로 정확하다.    다. 실행력을 가지자.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목표와 문제를 항상 생각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기준을 나눈다면 필자는 실행력이라고 결론 내리고 싶다. 문제는 누구나 인식할 수 있지만 그 문제가 본질인지는 전문가가 알 수 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는 농장주 본인인 것이다. 문제를 발견해 주는 것은 컨설턴트일지는 몰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해야 하는 주체는 농장주와 농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인 것이다. 이런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오늘 해야 할 일에 대한 목록을 만든다(수첩, 칠판, 포스트잇 등에 기록). ② 사소한 것들이라도 즉시 하고 미루지 말라. ③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라(다른 일을 중간에 끼우지 마라). ④ 중요 작업을 우선순위로 두고 일찍 끝낸다(오전에 중요한 일 끝내기). ⑤ 현명하고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습관을 들이자.   2. 잘 키우기 위한 사양관리 포인트    가. 이유 당일 전입 준비가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소독이 완료되어 충분하게 건조되어 있어야 하고, 온도는 30℃로 맞춰져 있어야 하고, 보온구간은 설정되어 있어 추위를 타는 돼지는 안으로 들어가고 투쟁으로 열이 나는 돼지는 밖에 있어야 하는 등 기본적인 사항이 완료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물은 항상 먹을 수 있고 발견되기 쉽도록 미리 급수시설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유한 돼지가 가장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항상 먹을 수 있는 전용 급수기와 급이기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① 투쟁을 대비하여 놀이기구를 넣어 준다(플라스틱 물병 등 굴러 다닐 수 있는 것). ② 보조 급수시설을 넣어준다(신선한 물에 이유 전 급여 사료를 타 준다). ③ 돈군의 크기(10~40두)를 정하고 체중별로 구분하여 수용해야 한다.    나. 전입 2~6일의 관리 전입 당일에는 사료를 거의 먹지 않는다. 투쟁으로 온 몸이 지쳐 있고 서열 싸움은 며칠간 계속된다. 이유 전 피하에 저장해 두었던 지방을 소진한다. 몸의 보온재인 피하지방을 사용해서 지방이 소진되었으므로 온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거기에다가 바닥의 찬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나마 먹은 것도 소화도 안 되고 설사로 변한다. 며칠 동안 사료를 먹지 못했더니 체중이 심하게 빠졌다. 이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그러므로 온도관리가 중요하다. 또한 공복감을 느끼는 자돈에게 사료를 많이 주어 설사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제한급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① 전반적으로 온도를 28℃ 이상으로 관리한다. ② 자돈사에 들어갈 때마다 급이기와 급수기를 만져주고 관리한다. ③ 5일간은 사료통에 사료가 떨어지는 횟수가 하루에 2번은 되어야 한다. ④ 보조 물통은 4일간은 넣어주는 것이 좋다. ⑤ 환풍기 등 바람이 돈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⑥ 사료는 이유 전에 먹이던 사료와 이유 후 먹일 사료를 절반씩 혼합 급여한다.    다. 위축자돈의 관리 일주일간을 지내면서 자돈사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체들이 발생한다. 같은 무리들과 계속적으로 함께 생활한다면 위축의 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격리할 필요가 있다. 투쟁에서 밀렸고 설사를 할 것이며, 영양상태도 좋지 못할 것이다. 이들을 한 곳에 모아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고 보온구간을 확실하게 정해 주고 보온등을 하나 더 켜 주는 등 온도관리에 신경 써 주며, 신선한 물에 적당한 광범위 항생제와 전해질 등을 첨가하여 액상으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해 주는 등 위축자돈을 관리해 주어야 한다. 이들이 22.8%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핵심이다. 위축돈의 조기 발견은 위축돈 관리의 핵심이다. 심하면 전입 후 3일간이나 사료를 먹지 않는 자돈들도 있다. 위축의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10분 정도만 개체를 세밀하게 살핀다면 조기에 발견할 수가 있고, 심하지 않으면 영양제와 약간의 항생제 주사로 정상돈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 늦으면 위축 자돈방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라. 올인 올아웃(AI AO)이 아주 중요하다. 이유된 자돈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면역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싸움도 해야 하고, 먹는 것도 부실하고, 몸에 추위도 느낀다면 농장에 상재하는 세균의 공격에 무차별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이유자돈의 상태를 변화시킬 수 없다면 이유자돈이 살게 될 자돈사에서 세균의 숫자를 현저하게 줄여 주어야 한다. 농장의 세균을 줄여주는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현명한 방법이 올인 올아웃(AI AO)이다. ① 배치별로 나눌 수 없다면 구간이라도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 ② 전주 차 자돈과 접촉되지 않도록 격벽으로 분할한다. ③ 피트까지 청소를 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청소와 소독을 한다. ④ 자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 농장의 설비가 문제라는 의식을 가져라.    마. 자돈사 관리(순회)시 체크 포인트 자돈사를 관리(순회)하면서 목표와 문제의식을 가지고 돌아본다면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실행력을 겸비한다면 즉시 수정해 주므로 육성률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즉시 수정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기록을 해서 당일로 수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① 주차별 적정 온도인지 확인한다(1주 간격으로 2도 차이). ② 다른 주차와 비교하여 폐사율 정도를 체크한다(폐사율 목표 3% 미만). ③ 단계별 사료급여 여부를 파악한다(이유 후 3주차부터 3호 사료 급여). ④ 급수기를 점검하여 물이 제대로 나오는 지 확인한다. ⑤ 급이기 통을 흔들어 주고 조정해 준다. ⑥ 위축된 개체가 있는지 확인한다. ⑦ 돈분을 살펴 식이성, 세균성 설사 여부를 살피고 개체를 식별 치료한다.    바. 백신을 철저하게 실시한다. 써코백신이 없어서 자돈 폐사가 많이 발생했던 것을 기억해 보면 백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백신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유 후는 모돈에게서 받은 초유항체가 소실되고 스스로 능동면역력을 키워가야 하는 시기이다. 당연히 면역력은 약해져 있고 약간의 질병적 자극에도 쉽게 임상증상으로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 앞서 백신으로 면역력을 부여한다면 위험한 시기를 잘 넘기고 비육돈으로 무럭무럭 성장할 것이다. 특히 흉막, 써코, 구제역, 돼지열병 등 백신은 반드시 실시하여 육성과정 중 폐사하는 돼지가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 … ◇ … ◇ … ◇   지금까지 사양관리적인 측면에서 자돈의 육성률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피그앤포크 등 양돈 월간지에서 수없이 제기되었고 제시된 방법들의 재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이런 똑 같은 얘기들이 반복되는 것일까? 그것은 앞에서 서술한 실행력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지식을 알고 있고 훌륭한 강사에게서 강의를 들었다 하더라도 행함이 없으면 울리는 꽹과리 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즉 실행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같은 얘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제는 1년 뒤의 수입육과의 싸움을 대비하는 차원으로 하나하나 실행하고 실천하는 우리의 모습에서 한돈의 미래를 찾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