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용하는 정액은 안전한가?
2011-07-22
당신이 사용하는 정액은 안전한가?

집중연구 / 질병
 
당신이 사용하는 정액은 안전한가?

 

강 준 희 수의사
돼지와건강 수의그룹 원장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에도 돼지 인공수정이 활발하게 보급되었다. 현재는 90% 이상의 농장에서 돼지 인공수정을 통한 교배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정액을 통한 질병의 전파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질병의 전파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외부 돼지의 도입인데, 이것은 후보돈, 정액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 후보돈과 정액의 위생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 PRRS 같은 질병의 청정화 여부를 묻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양돈산업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액을 선택함에 있어 웅돈의 유전적인 능력이 중요한 만큼 질병 감염의 유무도 매우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정액을 통해 전파될 수 있는 질병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정액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병원체들


1. 바이러스성 질병

 
바이러스 질병은 웅돈에서는 경미한 증상만을 보일 가능성이 높으나, 정액을 통해 모돈군에 감염되었을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1) FMD(구제역), swine vesicular viruses (돼지수포성 질병)
자연 감염된 후에 정액에서 분리가 되고 있으나, 인공수정을 통한 감염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 돼지열병
웅돈에 감염되면 정액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분리된다. 증상은 주로 모돈에서 심하게 나타나며, 자돈은 면역 관용상태(immunotolerant)에서 태어나므로 증상을 보이지 않으면서 수개월 동안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게 된다.
 
3) 오제스키
웅돈 감염 시 고환의 퇴화, 일시적인 정자 기형의 증가, 정액 품질의 저하 등이 나타난다. 감염 후 정액에서 매우 높은 농도로 존재할 수 있으나, 전파의 주요한 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4) PRRS
모든 일령의 웅돈에 감염될 수 있으며, 다양한 임상증상을 나타낸다. 주로 정자의 운동성이 감소하거나, 기형이 증가하는 등의 정액 품질 저하가 나타나며, 식불이 자주 보인다. 감염 후 바이러스가 간헐적으로 정액으로 배출되며, 그 기간은 약 5개월까지도 배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국내에서도 정액을 통한 PRRS 감염 사례가 보고된 만큼 특별한 관심을 두어야 한다. 최근 국내의 몇몇 AI 센터에서 청정화를 성공했거나, 청정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PRRS는 정액을 통해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것이 아니므로 단순히 정액의 항원 검사만을 믿을 것이 아니라 항체 음성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표 1) 웅돈 PRRS, 브루셀라 검사(PRRS는 항체 음성이 중요함)

5) 써코바이러스
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준 PMWS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된 후 매우 소량이지만, 바이러스가 정액을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인공수정을 통해 모돈 또는 자돈에 감염되는지는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전파에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도 원정액에서 써코바이러스 분리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표 2) 정액 세균 및 써코바이러스 검사


6) 파보바이러스
파보바이러스는 면역이 되지 않은 임신돈에서 배아 사망, 미이라화, 사산 등을 일으킨다. 웅돈에 감염되면 임상증상을 발현하지 않으며, 면역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지속적으로 정액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하게 된다.
 
7) 일본뇌염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정자 생산과정에 영향을 받게 되며, 고환부종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모돈에 감염 시 사산, 미이라, 수두증과 피하부종의 자돈 및 기형 자돈의 생산이 주요한 증상이다.
 
2. 세균성 질병
 
생식기 계통에서 번식하는 세균 이외에는 정액으로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
 
1) 브루셀라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웅돈이 주요 감염원이 될 수 있다. 모돈에서는 초기 유산, 발정지연 등의 문제가 생긴다. 웅돈에서는 고환이나 부생식선에서 증식하므로 정액을 통해 오랫동안 배출된다. 웅돈은 대개 영구적으로 감염된 상태를 유지한다.
 
2) 렙토스피라
모돈에서 유산, 재발, 후기 유산, 산자수 감소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웅돈에서는 생식기에 영구적으로 존재하면서 정액을 통해 전파된다.
이런 많은 질병들이 정액을 통해서 전파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돼지열병, 파보바이러스, 일본뇌염 등은 백신 접종을 하고 있으므로 가능성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정액을 채취할 당시에 웅돈이 질병에 걸려 있거나, 급성 감염의 초기 단계인 경우에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PRRS, 써코바이러스는 국내에 매우 큰 피해를 주었던 것을 감안하면 철저히 통제되어야 한다.
 
또한 정액 내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정액 채취/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균들의 오염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세균들은 정액의 활력 저하, 모돈의 수태율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희석제 내에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어 농장에서 사용하는 정액에는 세균이 살아 남아 있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웅돈 포피 내에서 정상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세균들에 대한 대책으로 포피 내 항생제 주입, 채취/제조 과정의 위생적인 관리 등은 반드시 필요하며, 정기적인 모니터링으로 희석제에 포함된 항생제가 제 역할을 하는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 정액에는 존재하지 않으나 정액 채취/희석 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는 세균들
E. coli.(대장균), streptococci(연쇄상구균), Klebsiella(클레브시엘라),
Staphylococci spp(포도상구균), Pseudomonas(슈도모나스),
Proteus(프로테우스), Micrococci(미크로코치), Corynebacterium(코리네박테리움),
Serratia(세라티아), Bacillus(바실러스), Enterobacter(엔터로박테리움),
Acrobacter(아크로박터), Bordetella(보데텔라) 등
 
[월간 피그앤포크, 201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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