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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돌아가자 - 무항생제 대비, 주의 깊은 관찰, 외국인 노동자 관리에 대하여
2011-01-28
기본으로 돌아가자 - 무항생제 대비, 주의 깊은 관찰, 외국인 노동자 관리에 대하여

신년 기획특집 / 2011년 양돈산업 전망과 경영전략
 
농가에 대한 제언
기본으로 돌아가자
- 무항생제 대비, 주의 깊은 관찰, 외국인 노동자 관리에 대하여 -


정 헌 구 수의사
대한사료(주) 기술지원팀

 
1. 서론
 
2011년 신묘년(辛卯年)의 새 날이 밝았다. 허나, 무난한 소식보다는 여러 변수로 새 해를 시작하게 된 것 같아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FMD(구제역)을 비롯하여 2011년 무항생제 사료 도입 및 수의사 처방전 실시, 2012년 해양투기 금지로 인한 분뇨문제, 한-EU FTA 및 한-미 FTA 등을 통한 값싼 돼지고기의 수입 등 여러 일들로 볼 때 올 한 해는 우리에게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원료사정으로 인한 사료가격의 인상, 질병의 제어를 위한 약품/백신 사용량의 증가, 사양관리를 위한 각종 첨가제의 사용, 환기 및 돈사구조에 대한 여러 이론들로 인해 농장을 경영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과 애로사항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이럴 때 일수록 기본에, 기본부터 다시 한번 하나하나 점검해 나아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따라 필자는 '기본에 충실하자'란 주제 아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내용(무항생제 대비, 주의 깊은 관찰, 외국인 노동자 관리)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2. 무항생제에 대비
 
필드에 다녀보면 농장 사장님들께서 현재 사료 내에 들어있는 항생제(호흡기/소화기 질병 예방)가 빠지는 것, 또한 현재 출시되는 무항생제 사료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미 1차적인 사료 내 항생제의 사용이 감소되었고, 현재의 사료관리법상 사료 내 항생제는 함량이 정해져 있고, 또한 현실적으로 그 함량으로는 농장 내 야외감염이 진행되는 소화기/호흡기 질환에 대한 치료 및 클리닝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무항생제 사료의 도입 및 수의사 처방전의 목적은 무작정 약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고도 적합한 약의 사용을 통해 오남용을 막고 경제적인 항생제의 사용을 통해 농가의 수익을 증대시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실제로 필드에 다녀보면 초기 임상증상 발생 시 농장 사장님들의 경험과 주위의 소문으로 이런 저런 방법(항생제 및 첨가제 사용 등)을 선 조치한 후 그래도 효과가 없을 때 관련업계(사료, 약품)나 컨설팅 수의사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장님들께서 아는 방법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과 통계치를 통한 방법은 오진의 확률이 높을 수 있으며, 여러 항생제의 사용을 통해 내성이 생긴 후의 치료는 그 기대 효과가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비용의 증가, 질병의 예후불량 등). 농장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임상증상으로 호흡기(기침)나 소화기(설사, 연변), 전신성(위축)이 있는데, 조금이라도 증상이 발견되면 1차적으로 담당 수의사(사료, 약품, 컨설컨트 등)와 현재의 임상증상에 대한 상의 후 가검물 채취를 통한 정밀검사나 1차적인 처방을 진행 → 가검물 검사 결과(3~4일 소요)에 따른 확진 판정 → 정확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농장의 안정화 작업 진행이 올바른 방향일 것으로 생각된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항생제 사료가 정착되면 필드에서의 약제사용은 증가하게 될 것이며, 전문적이고 정확한 처방을 통한 안전하고 올바른 약제의 사용만이 무항생제 사료의 접목에 있어 농장에 최적의 생산성을 제공해 줄 것이고, 이는 최종 소비자에게 안전하고도 깨끗한 돈육의 제공을 이루게 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3. 주의 깊은 관찰
 
점점 더 대형화되고 규모화되는 현대 양돈사양에 있어 투자는 많을수록 결과도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본의 투자는 많은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고 당장 사장님의 농장에 접목하기에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는 없다. 시설/환경적 뒷받침이 된다면 양돈장의 생산성은 높아질 것이고, 그 자체가 좋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이는 '돈'을 의미하며, 더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관찰을 통한 사양관리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시설과 환기시스템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농장 사장님들께서도 많은 경험과 관찰을 통해 충분히 다 아는 내용이나, 아직도 많은 농장들이 기본적인 관찰의 부족으로 얼마든지 개선 가능한 생산성 저하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약간의 투자(시간)만으로도 높은 기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 보온덮개 하나만으로도 분만사 입구 쪽 보온공간(통로 등)을 구비했을 때와 비슷한 기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분만사에서의 1차적인 온·습도는 모돈에 맞추고, 자돈에게는 충분한 보온 공간(모돈의 머리 쪽과는 가급적 멀리, 모돈은 온도 중추가 뒷머리 쪽에 있어 머리 쪽에 보온등 설치 시 스트레스로 인해 유량분비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됨)을 제공하는 것이 농장 운영에 있어 더 경제적인 방법이다.

▲ 충분한 급이기와 급수기의 제공, 보온 공간의 확장은 자돈의 사료 섭취율을 향상시켜 출하일령 단축 및 출하체중 증가, 질병의 예방 등의 결과를 가져온다. 사료는 사람의 미숫가루보다도 건조한 음식이다. 목이 마르면 사료를 먹을 수 없고,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추가적인 급이기/급수기/보온등의 설치에 드는 비용이 돈군 위축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보다는 저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환돈방은 1)개체 치료 기회 제공, 2)질병의 추가 전파 방지 등의 장점이 있다. 돈사의 가장 따뜻한 공간(돈사 중앙 쪽)에 옆 돈방의 돼지와 접촉을 차단(나무판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환돈 칸의 설치는 귀 농장에 분명한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다.

▲ 자돈사의 경우도 시설/구조적 상황으로 돈사전체의 보온이 어려우면 사진과 같은 Hover(덮개) 설치 등을 통해 자돈에게는 충분한 보온 공간 제공으로 농가에는 생산비 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후버의 경우 육성·비육돈사(유창 윈치구조)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방법이다. 

▲ 돼지는 우리의 생각보다도 더 미식가인 동물이다. 수시로 관찰하고 점검하는 것이 진정으로 돼지를 사랑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 바로 위 사진과 같은 돈군이다(청소/점검 후). 잘 먹고 잘 쉬게 하는 아주 기본적인 방법이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우리의 생각보다도 급이기/급수기의 고장이 필드에선 많다.

4.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관리
 
필드에 다녀보면 농장 내 근무인력이 농장장급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외국인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3D 업종 같은 육체적으로 힘든 직업에 대한 내국인의 채용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양돈장에서의 외국 노동인력 활용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나, 그들에 대한 관리부분은 아직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의 경우 구제역으로 시작(1월 포천)해 구제역으로 끝난(11월 안동) 한 해가 되었으며, 농림부에서의 역학조사 결과에서도 구제역의 virus type은 인근 국가(중국, 동남아)에서의 발병 type과 같은 virus로 나타나고 있는 점은 현재 농장에 근무하는 대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출신 국가와 인근 발병 국가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있다. 물론 이들 때문에 질병이 전파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들이 모국에 다녀온 후의 철저한 관리(농장에 일정기간 출입금지/휴대물품에 대한 철저한 소독 등)나 이직(A농장 → B농장)시 구제역이나 기타 바이러스성 질환의 차단을 막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하나의 관리 사항은,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의사소통이라 할 수 있다. 그들 대다수는 한국어에 서툴며, 농장주나 농장장이 전달하는 내용에 대한 확실한 이해 없이 눈으로 보고 배운 것으로만 농장을 관리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그들의 교육수준은 우리의 생각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스리랑카나 필리핀, 네팔 같은 나라의 경우 대졸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며, 현지에서 교사나 전문기술자로 일하다가 온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더 수월하게 느껴질 수 있고, 농장의 관리방법이나 돼지 관찰을 위한 기본적인 질병의 내용 등을 영어나 영문으로 된 자료로 접근하면 이해가 빠름을 알 수 있다. 실례로, 당사가 거래하는 경기 포천에 위치한 양돈장의 경우, 스리랑카인이 실질적인 농장장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필자가 방문 당시 농장 내 문제가 되었던 '흉막폐렴'의 예방 및 치료방법에 대해 영어를 통한 의사전달 및 농장방문 보고서를 영문으로 보내어 큰 효과를 본 적이 있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급격하게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그들의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회에서도 이주민들을 위한 각국의 언어를 통해 초기 한국 사회 적응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이주 노동자들도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이니 대화와 이해가 가능한 한국어 능력을 키워야 하겠지만, 그들이 담당하는 돈사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방법과 귀국 후 농장 재방문 시 조치사항 등을 영문/중문 등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에,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방법을 통해 대화하고 이해하다 보면 농장 사장님들의 큰 걱정 중 하나인 외국인 노동자의 잦은 이직과 관리(농장, 사람) 상의 애로사항 또한 개선될 것이며, 이는 외부에서의 질병 유입(구제역 등)이나 관리 사고(분뇨장 관리, 백신접종, 청소 등) 같은 돌발적인 재난상황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5. 결론
 
작년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가뜩이나 심란한 양돈산업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2011년은 생산비의 증가와 질병의 확산 등 많은 어려움과 변수가 있는 한 해일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돼지를 단순히 가축으로, 돈으로만 볼 것이 아닌 동물 그 자체로, 가족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게 어떨까 조언해 본다.
세계적인 축산업의 이슈가 되고 있는 동물복지 또한 자연스럽게 준비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외국인 노동자 또한 단순히 외국인, 못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고 은연중에 무시하는 것 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한 가족이라는 인상을 심어준다면 잦은 이직에 따른 관리상의 애로사항 또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전국의 양돈장에서 기본적인, 지금껏 우리가 너무나 기본적이라 생각해 무심코 지나갔던 것부터 차근차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은 튼튼한 농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월간 피그앤포크, 201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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