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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 보는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010-12-03
다시 생각해 보는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집중연구 / 질병

다시 생각해 보는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문 형 준
녹십자수의약품(주) 수의연구소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고 하면 지난해 신종플루를 겪으면서 일반인들에게까지 알려진, 돼지 바이러스학 분야뿐만 아니라 수의 바이러스학 분야에서 가장 유명해진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양돈장에서 발생하여 돼지의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며 경제적으로 피해를 주는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여러 가지 바이러스학적, 역학적인 연구 결과로 볼 때 H3N1, H5N2의 분리도 보고된 바 있지만 H3N2, H1N1, H1N2형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고에서 언급되는 돼지 인플루엔자 H1N1 바이러스는 2009년부터 멕시코 및 북미에서 시작된 신종플루 H1N1과는 유전학적으로 차이가 있는 바이러스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본고에 나오는 H1N1은 신종플루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혈청형은 A, B, C형으로 나뉘며, 대부분 계절성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이며, B형도 계절 독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의 주된 증상은 발열을 동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RNA를 핵산으로 갖고 있으며, 단일 가닥의 RNA들이 단백질과 결합한 복합체 8개의 분절로 된 유전자로 갖고 있다(그림 1).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한 개의 RNA 혹은 DNA를 유전자로 갖고 있으나, 일부 바이러스는 하나 이상의 분절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여덟 개의 분절로 이루어져 있다. 이 여덟 개의 바이러스 분절 중 바이러스의 subtype을  결정하는 부위는 H(hemagglutinin)와 N(nuraminidase)이며, 각각 16개와 9개의 아형을 갖고 있어 H와 N아형의 조합으로 H3N2, H1N1 등의 아형이 결정된다. 이 아형은 종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즉 H3N2는 사람에만 감염되고 H1N1은 돼지에만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HA(hemagglutinin), NA(neuraminidase), M(matrix), NP(nucleoprotein), PB, PA(polymerase), NS(nonstructural protein) 
(출처 Vincent AL 등 2008, Adv. Virus Res)

 (그림 1)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의 구조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란?
 
돼지인플루엔자(SI: Swine Influenza)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에 의해서 발생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식욕감퇴, 발열 (41℃ 이상), 콧물, 기침 등의 임상증상을 보이며 1~3일간의 잠복기 후에 발병한다. SIV 단독감염으로 인한 병원성은 그다지 강하지 않아서 최근 농장에서 분리된 H3N2, H1N1, H1N2를 SPF 동물을 이용한 또는 SPF 동물이 아니더라도 다른 병원체의 오염이 통제된 실험실 상황이 아닌 실제 농장에서 감염했을 경우 돼지의 폐사 확률은 낮아서 SIV 단독으로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은 드물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농장에서 SIV가 감염되었을 때에는 PCV2 뿐만 아니라 파스튜렐라나 마이코플라스마 등에 의한 2차 감염이 용이하게 되고, 이에 따른 임상증상의 발현이 늘어난다. 그러므로 2차 감염으로 인해 위축 및 심한 경우 폐사, 회복이 된다 하더라도 출하일령 지연 및 증체율 저하 등 직간접적으로 돼지에서 엄청난 경제적 손실(미국은 PRRSV>SIV>PCV2순)을 유발한다. 또한 급성의 SIV 발병시 임신 모돈에서는 고열로 인하여 유산을 유발하여 농장에 피해를 일으킨다.

SIV에 감염된 돼지의 경우 전엽과 중간엽에 적자색의 경화소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녹십자수의약품 수의연구소 제공)
(그림 2)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SIV H3N2)를 감염시킨 돼지(좌)와 대조군(우) 돼지 부검후 폐의 육안병변 비교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진단
 
돼지 인플루엔자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돈군에서 나타나는 임상증상을 바탕으로 바이러스의 항체와 항원을 검사하고 나아가서는 폐사돈의 폐에 대하여 병리조직학적 검사를 통하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항원검사 방법으로는 바이러스의 구조적인 특징인 HA 단백질이 수탉의 적혈구를 응집시키는 원리를 이용하여 바이러스의 유무를 검사하는 방법(HA, hemagglutination assay)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검출의 민감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으로 흔히 RT-PCR(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이 사용되고 있으며, 좀 더 최신 기법으로는 real time RT-PCR 기법을 이용하여 가검물 내에서 바이러스의 RNA 존재 유무를 검출한다. 또 현장에서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신속 진단키트를 이용하여 농장에서 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되는 돼지의 비즙을 이용하여 10분 이내에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를 검사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항체의 진단방법은 HI(hemagglutination inhibition assay, 혈구응집억제반응)을 이용하여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ELISA 방법을 통한 항체 검사도 실시되고 있다. HI와 ELISA의 차이는 HI의 경우 바이러스를 이용하여 바이러스의 HA 단백질과 항체가 반응하는 것을 보는 것이고, ELISA의 경우에는 ELISA에 사용되는 항원에 따라 그 항원 특이적인 항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HI는 HA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검출하는 것이고, ELISA는 ELISA 제작에 사용된 항원에 대한 항체를 검출하는 것이다.
병리조직학적인 병변에서는 전형적인 necrotizing bronchiolitis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3).

(출처 Vincent AL 등 2008, Adv. Virus Res)
(그림 3) necrotizing bronchiolitis가 관찰되며 기관지 상피세포가 증식되어있고 airway 내강에 탈락세포와 삼출물이 차있다. 
 
우리나라의 돼지 인플루엔자 발생 현황
 
우리나라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분리의 최초 발생은 2003년에 송 등이 보고한 1999년 양돈장의 돼지에서 SIV H3N2형 분리 보고가 최초이다. 이후 H1N1, H1H2, H3N1, H5N2 등의 보고가 있었다. 서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SIV의 아형은 H3N2, H1N1, H1N2이며, 이들의 혈청학적인 분포, 특히 H1과 H3 아형을 갖는 SIV에 대한 분포는 약 730여두의 돼지에서 검사한 결과 H1의 경우 51.2%, H3의 경우 43.7%의 HI(혈구응집억제반응, hemagglutination inhibition) 항체가 양성을 보였으며, H1과 H3에 동시에 양성인 경우도 23.3% 정도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조류 유래 H5, H9 항원에 대해서는 양성을 보이는 가검물이 없었다(정 등, 2007). 또한 혈청학적인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SIV 분리에 관한 연구에서도 바이러스 분리 재료로 사용된 159개의 폐 가검물에서 약 20% 정도인 33개 폐 가검물에서 SIV가 분리되었으며, 이중 H1N1, H3N2, H1N2가 각각45.5%, 33.3%, 15.2%를 차지하였다. 이로 보아 우리나라에서 분포하는 SIV는 주로 H1N1, H3N2, H1N2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돼지 인플루엔자에 대한 치료 및 관리
 
현재 상용되고 있는 SIV에 대한 치료 방법은 없다. 다만 대증요법, 특히 2차 세균 감염을 예방 혹은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인플루엔자 백신의 적용인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되어 시판 중인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은 H1N1, H3N2, H1N2 아형 중 일부 혹은 세 가지 아형 모두를 포함한 불활화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H1N2의 경우에는 H1N1과 H3N2의 백신으로도 교차방어가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H1N2의 경우에는 H1N1과 H3N2에 대해서 HI 테스트에서 교차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이등, 2008). 이는 국내 유행하는 H1N2의 경우 H1N2로 면역을 부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H1N1과 H3N2 불활화 백신이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2009년에는 H1N1, H3N2, H1N2와 마이코플라스마 하이오뉴모니아가 혼합된 불활화백신이 시판되고 있어 농가에서 농장의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으나 아직은 그 적용 실태가 미미한 상황이다.
 
필자는 실제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성 질병의 경우에 백신이 사용 가능한 경우라면 백신을 사용하여 사전에 면역을 부여하여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질병 콘트롤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돼지 인플루엔자의 경우에는 PRRSV나 PCV2에 비해 양돈 현장에서 만큼은 조금 저평가 되어 있어 다른 질병에 비해 백신 사용을 안 하고 있다. 독자들께서 이 글을 읽으시는 시점이 공교롭게도 계절 독감 접종 시기이기는 하지만, 돼지도 사람처럼 겨울이 시작하는 시점에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날씨가 쌀쌀해 지는 시점에 바이러스의 물리화학적 특징상 바이러스가 다른 계절보다 더 오랜 기간 환경에 존재할 수 있고 급격한 온도의 변화가 돼지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질병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돼지는 사람과 달리 항상 열악한 환기조건과 밀사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의 요인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은 연중 실시해야 하는 것이 차라리 옳다고 생각한다.
이 글이 독자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증에 대해 환기 시키고, 그에 따른 대비를 할 수 있게 하여 농장의 경제적 손실을 줄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월간 피그앤포크, 201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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