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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항생제 양돈시대 대비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역할과 사용금지의 영향
2010-11-05

무항생제 양돈시대 대비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역할과 사용금지의 영향

집중연구 / 사양
 
무항생제 양돈시대 대비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역할과 사용금지의 영향


정 영 철 차장
(주)AT사료

 
항생제란 곰팡이나 세균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세균을 죽이거나 발육을 억제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을 말한다. 즉 세균(박테리아)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양돈에서의 항생제는 세균성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1940년대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CTC, OTC 등)의 제조 부산물을 닭에게 급여했을 때 성장이 촉진되는 것이 발견된 이후 성장촉진의 목적으로 꾸준히 쓰여 왔다. 이러한 성장촉진용 항생제를 AGP(Antibiotics Growth Promoter)라 부르기도 한다.
 항생제가 돼지 성장을 촉진하는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유해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고 미생물에 의한 단백질 및 아미노산의 이용을 방지하여 사료의 단백질을 절약하고, 장벽을 얇아지게 하여 영양소가 쉽게 흡수되도록 도와주는(Braude et al., 1955) 등의 기전을 통해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표 1) 돼지 성장단계에 따른 항생물질의 효과

 (Hays, 1977 and Zimmerman, 1986)
 
(표 1)을 보면 돼지의 성장단계에 따른 항생물질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든 단계에서 일당 증체량의 증가와 사료요구율의 감소 효과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자돈단계에서의 효과가 탁월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항생제가 질병 억제 효과까지 보이기에 양돈농가에게는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성적을 올려주는 물질로 애용되어 왔다.
많은 양돈 영양학자들이 항생제보다 뛰어난 성장촉진제를 찾아내고자 노력하였지만, 현재까지는 아쉽게도 그러한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각종 세균들이 항생제에 적응하고 저항하는 이른 바 내성균 문제가 발생하고, 현존하는 대부분의 항생제에 저항하는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이나, 항생제 잔류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축산에서의 항생제 사용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1980~1990년대부터 성장촉진용 항생제 사용을 일부 유럽국가가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하였고, 2006년에는 유럽연합(EU) 전체 국가에서 사료에 성장촉진용 항생제 첨가를 금지하였다.
 
우리나라도 국제적인 추세를 따라 2011년 하반기부터 사료 내 성장촉진용 항생제 첨가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발 빠르게 이미 무항생제 사료를 급여하며 좋은 성적을 보이는 농가도 있는 반면, 여전히 항생제에 많이 의존하여 돼지를 키우는 농가도 있다.
 
좋던 싫던 내년 하반기부터 배합사료에서 항생제는 빠지게 된다. 항생제를 통해 성장촉진 효과를 기대해 왔던, 질병의 예방과 치료 효과를 기대해 왔던, 항생제에 의존해서 돼지를 키우던 농가는 적응하는데 그만큼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9달 남짓한 기간 밖에는 남지 않았다. 아직까지 시간이 있다고 해서 여유 있게 있다가는 항생제 첨가 금지 이후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미 우리보다 앞서 성장촉진용 항생제 첨가를 금지한 유럽 등에 사례에서도 그러한 문제를 충분히 볼 수 있다.
특히 항생제 첨가 유무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돈 단계에서 그 영향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1986년에 이미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사용을 금지한 스웨덴의 경우(그림 1)를 보면 항생제 첨가를 금지한 후 자돈의 설사 증가율이 급증하여, 이 전 수준인 1985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10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그림 1) 스웨덴 항생제 금지 이후 자돈 설사율 변화

대표적인 양돈선진국으로 알려진 덴마크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발생하였다(그림 2). 1998년 성장촉진용 항생제 첨가를 금지한 덴마크는 자돈 폐사율의 경우 금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데 거의 10년이 걸렸으며, 일당증체량이 회복되는 데에도 7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림 3) 덴마크의 항생제 금지 이후 회장염 변화
또한 항생제 금지 직후 회장염 발생이 급증하는 현상도 관찰되었다(그림 3). 2% 전후에 불과하던 회장염 진단율이 10%대로 급증하였다.
 
이렇게 성장촉진용 항생제 금지 이후 성적이 감소하고 질병 발생이 증가하자 자연스럽게 치료용 항생제의 사용이 증가하였다. (그림 4)와 (그림 5)에서 그 실제 예를 볼 수 있으며, 이 현상은 프랑스와 네덜란드뿐 아니라 성장촉진용 항생제를 금지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다. 
  
 (그림 4) 프랑스 처방용 항생제 증가    

(그림 5) 네덜란드 처방용 항생제 증가
 
EU에서 성장촉진용 항생제 금지로 인해 발생한 현상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유럽에서 발생한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때 두 가지 방향에서 대비책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증가할 처방용 항생제 사용을 어떻게 바르게 할 것인가? 라는 것이고, 다른 것은 성장촉진용 항생제가 빠짐으로 해서 발생하는 성적 저하를 방어할 방법은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성적 저하를 방지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있다. 차단방역과 배치시스템 도입, 사육환경 개선, 사양관리 개선이 뒷받침 되어야 함은 물론, 항생제 대체제의 개발과 적용도 필요하다. 하지만 먼저 검토할 문제는 올바른 처방용 항생제의 사용방법이다.
 

역설적으로, 무항생제 사육을 위해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사료첨가를 금지하였을 때 처방용 항생제의 사용이 급증하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수의사에 의한 처방이 아닌 농가의 자가 처방으로 항생제의 사용이 주로 이루어지는 국내의 현실을 감안할 때 농가에서 먼저 항생제에 대한 바른 기본 지식을 가지고 정확하게 예방과 치료의 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물론 가급적이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수의사의 처방에 의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임은 자명하다.
 
9월 6일 현재 국회에 수의사법 및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약사법 개정안 제85조 제6항에 따르면, 동물용의약품 도매상은 △오남용으로 사람 및 동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수의사 또는 수산질병관리사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 △제형과 약리작용상 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수의사 또는 수산질병관리의 처방전 없이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약국개설자의 경우 이들 의약품에 대해 수의사 처방전 없이도 판매할 수 있지만, △주사용 항생물질 제제, △주사용 생물학적 제제는 반드시 수의사 처방전에 의해 판매하도록 했다. 약사가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수의사법 개정안에서는 약사법 개정안(제85조 제6항)에 따라 동물용 의약품을 투약할 필요가 있을 때 동물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처방전을 발급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고 처방전을 미발행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에 처해진다.
 
이 법안이 통과 될 경우 주사용 제제는 반드시 수의사의 처방 하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도매상에서는 상당수의 항생제를 수의사의 처방 하에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사료나 음수 첨가용 항생제 등 일부 항생제의 경우 여전히 농가에서 직접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양돈농가에서도 항생제에 대한 바른 지식이 필요하다.
 
【이에 다음호에서는 항생제에 대한 기본 지식과 주의해야 할 항생제 사용법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월간 피그앤포크, 201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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