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톨, 견치 없는 농장…놀이기구 설치로 돼지의 습성 살려
ICT 장비로 사각지대 없앴다…환경변화·배고픔·고통 ‘3無’
선진 제일종축 전경.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FTA 등 시장 개방의 시대에서 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그간 축산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의 고도성장의 과정에서 최우선이던 생산량 증대와 같은 양적인 성장에서 벗어나 현재는 환경, 동물복지와 같은 좀 더 윤리적인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세계적인 축산물의 추세도 동물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 중이다. 1만 두 이상의 대규모 동물복지인증 농장인 선진 제일종축은 친환경 농장으로 탈바꿈하면서 트렌드에 맞는 동물복지 농장으로 개조에 들어가 트렌드와 경제성을 동시에 잡은 미래농장의 또 하나의 롤모델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를 호령하는 농업으로 가기 위해 선진의 동물복지인증 농장이 축산업에 새로운 변혁을 일으키는 아이콘으로 활약할지 기대된다는 평도 자자하다. 2012년 제일종축 친환경·ICT농장으로의 리모델링부터 현재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 출시까지 탄탄히 내실을 다져온 선진 제일종축 농장은 ICT 스마트팜을 목표로 설계돼 농장의 환경 변화 및 제어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관리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디서든 농장의 변화를 감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본지는 선진 제일종축을 FTA시대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제3인류’로 선정했다. 국내 한돈 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글로벌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진 제일종축의 노력은 계속된다.
<편집자 주>
최초의 대규모 동물복지 양돈농장, 양돈산업에 도전장 던지다
초창기 설계 어려움 딛고 양돈부문 동물복지 1등으로 ‘우뚝’
제일종축 돈사 외부.
1974년 설립된 선진의 모태 제일종축은 2011년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을 맞아 농장을 빠르게 재가동하는 대신 질병에 강하고 효율성이 높은 선진 양돈 시스템 도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이범권 선진 총괄사장과 임원진들의 강력한 주장 아래 8개월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1만 두 이상 양돈농장 중 최초로 동물복지인증을 받았다.
행복하고 건강한 돼지가 자랄 수 있도록 사람이 사는 집처럼 온수 순환 난방 시스템과 환기 시스템 등 최신 설비가 구축돼있는 제일축종은 쾌적한 사육 환경을 조성한 결과 뛰어난 돼지고기 육질을 자랑한다.
한 마리당 생산비가 2~3만 원 더 소요되지만 편안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자라면 육질이 좋아진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
대한민국 최초의 대규모 동물복지 양돈장이라는 타이틀 이면에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2012년 제일종축 친환경·ICT농장으로의 리모델링부터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 출시까지 함께했던 조승현 팀장은 “초창기에는 한국에 동물복지농장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고 미미해 동물복지농장을 위한 리모델링 과정에서 유럽기준에 의거해 돈방 면적을 설정했었다. 그러나 설계과정 중 국내 동물복지농장 기준이 생겨 유럽보다 더 넓은 면적을 조성해야 했다. 결국 설계했던 과정을 모두 무르고 다시 시작하면서 애를 많이 먹었다”고 설명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이 축산 양돈부문에서 동물복지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호평을 받게 해준 일등공신인 만큼 뿌듯함도 크다”고 밝혔다.
“돼지도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돼지 습성 살린 양돈장
연중 일정한 내부 온도에 완벽한 공간 분리로 스트레스↓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제일종축의 돼지들은 ‘행복한 돼지’로 유명하다.
선진 제일종축은 2013년 지정된 양돈농장 동물복지 인증 기준에 따라 모돈의 안전을 위한 3~4주간의 최소 기간을 제외한 모든 사육 과정에서 스톨 사육을 배제, 군사사육을 진행하고 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돈군사 내 모돈들.
CCTV(폐쇄회로)로 들여다 본 축사 내부에는 수많은 돼지들이 편한 자세로 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축사 바닥엔 이렇다 할 오물도 눈에 띄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제일종축의 돼지들은 다른 양돈장 돼지와는 외모부터 달랐다.
우선 긴 꼬리가 그대로 달려있다. 단미는 통상 일반적으로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진행하지만 제일종축은 꼬리 물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만 수의사의 처방에 의해서 진행하고 있다.
뾰족한 송곳니도 갈아내지 않고 그대로 놔두며, 먹이도 개체별 급이 시스템을 통해 자유롭게 먹는다.
모돈을 넓은 공간에서 군사사육을 진행할 경우 개체별 적절한 영양 공급이 힘든 것이 현실인 만큼 제일종축에서는 각 돼지의 귀에 RFID 칩을 부착해 개별 개체의 사료 섭취량은 물론 건강 상태에 대한 리포트가 중앙 컴퓨터로 전송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군사사육 환경에서도 각 돼지의 상태에 맞는 사료를 제공하고, 건강 상태에 문제가 발생할 시 빠르게 조치한다. 돼지들에게 목마름, 배고픔, 영양 부족으로부터의 자유를 줌으로서 스트레스를 근절시킨다는 것이 제일종축의 방침이다.
놀이기구가 설치돼있는 자돈사 내부.
김유승 제일종축 생산팀장은 “자연적인 습성을 억지로 금지시키거나, 행동이 제약될 때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고 심한 경우 우울증 및 이상행동을 보이게 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금니 갈기 등 돼지의 습성을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놀이기구를 설치했으며 전기봉 및 방망이 등 돼지를 위협하는 사육도구는 전면 배제돼있다”고 설명했다.
제일종축의 환경관리 시스템에서도 돼지의 습성을 고려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개과 동물과 마찬가지로 땀샘이 없는 돼지는 더위 및 추위, 습도 변화에 취약하다. 더불어 분뇨 등으로 더러워진 환경을 정기적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암모니아 농도가 증가해 돼지의 건강을 해치곤 한다.
제일종축은 환경적 변화에 민감한 돼지의 습성을 고려해 매일 온도, 습도를 포함한 돈사 환경도 쾌적하게 유지하고 있다.
김유승 제일종축 생산팀장은 “연중 유지되는 온습도는 동물복지를 비롯한 농장 성적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도 강한 폭염에도 제일종축은 큰 피해 없는 여름을 보내기도 했다”며 “돈방 내 휴식공간과 배설공간, 급이공간이 잘 분리될 수 있도록 설계해 돼지들이 누워있는 휴식공간은 돈사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깨끗하다. 제일종축의 농장 내 돼지들만 봐도 얼마나 편안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일종축의 환기 시스템.
동물복지 스마트팜의 롤모델을 향한 도전…한국 축산업의 새 도약
“농장의 한계점을 시도해보는 선 사례로 동물복지 가치 알릴 것”
제일종축은 그간 농장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목표에만 매진하는 동안 놓치고 있던 중요한 것을 발견하고 있다. 실제로 동물복지의 요소들을 농장에 접목시키며 더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돼지의 모습을 보며 동물복지가 전달하는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러한 마음을 담아 선진은 ‘선진포크 바른농장’을 출시해 동물복지의 진정한 가치를 많은 소비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2016년 국내 민간식품기업 중 최초로 런칭된 동물복지 돼지고기 브랜드 ‘선진포크한돈 바른농장’은 최근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롯데쇼핑 프리미엄 안심마켓 밀구루에 입점해 건강한 먹거리 접근성을 높여 친환경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파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제일종축은 동물복지 실현을 위해 ICT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팜 기술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동물복지 농장의 대중화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며, 축산업의 생산성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모든 농장이 제일종축처럼 시설을 완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일종축을 통해 동물복지 농장을 적용해도 생산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는 것과 글로벌 시대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는 사례를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 제일종축은 한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늘도 쉴 틈 없이 바삐 움직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