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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탐방]강원도 원주 원광진 대광농장 대표
2019-08-08


후계농업경영인의 성공 열쇠

꾸준한 배움과 값진 경험!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자리한 대광농장은 1992년 설립된 양돈장으로, 모돈 100여두에서 시작해 지금은 350두에 이르고 있다. 원광진 대광농장 대표는 아버지, 형과 함께 농장을 운영하는 청년 축산인이다. 스물넷, 젊은 나이에 양돈장에 뛰어든 후 17년간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베테랑이다.

 

“사실 어릴 때는 아버지 농장에서 일손을 돕는 것이 전혀 즐겁지 않았어요. 그때는 아버지 일이란 생각이 컸으니까요. 친구들은 모두 놀러 가는데, 저는 농장에서 시간을 보내야 할 때는 더욱 그랬어요. 한데 내 일이 되고 나니까 농장 일이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돼지가 잘 자라서 나가는 것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점점 농장 규모를 늘려가는 기쁨도 매우 큽니다. 돼지 잘 키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정말 보람이 크게 밀려와요. 매년 농장에 대한 애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후계농업경영인’이 되다

원 대표가 처음 양돈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건 지난 2003년. 공대생이었던 그는 군 제대 후 복학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컷다.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적성을 찾아가던 중, 농장에서 일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버지의 제안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전공과는 무관했지만,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옆에서 봐왔으니, 한돈농장은 가장 익숙한 곳이기도 했다.

 

원 대표가 학업을 이어가는 대신 아버지의 농장에서 일을 시작한 그 2년 후에는 ‘후계농업경영인’으로도 선정됐다. 2년간 농장 일에 성실하게 집중한 결과였다. 이는 아버지의 신뢰로도 이어졌는데, 원 대표가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되자마자 아버지는 원 대표에게 농장과 관련한 모든 것을 승계했다. 원 대표를 믿고 스스로 일을 터득하도록 길을 활짝 열어준 것이다.

 

원 대표가 생산자단체나 모임 등에 참석하게끔 독려했고, 농장 경영에 대한 대부분을 일임했다. 이런 아버지의 신뢰는 원 대표가 자신만의 농장 운영 방식을 만들어 내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

 

“사실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웠어요.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저에게 아버지가 믿음을 보내주신 거잖아요. 그래서 무엇보다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더 열심히 사양관리와 농장 운영에 매진했습니다.”

 

이렇게 원 대표는 자신만의 농장 운영 방식을 구축했고, 아버지의 농장이 아닌 원 대표의 ‘대광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스트레스 안 받는 돼지로 키우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다. 하지만 ‘시행착오’는 ‘깨달음’으로 연마됐고, ‘실패’는 소중한 ‘경영 자산’이 됐다.

 

“처음에는 돼지가 죽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돼지를 건강하게, 잘 키우는 방법을 알게 됐고 더 좋은 환경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곤 했습니다.”

 

좋은 축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우선 원 대표는 농장이 자리한 경사진 산기슭을 활용했다. 돈사를 계단식으로 정비해 환기가 잘 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모돈과 자돈·육성돈 돈사를 피라미드식으로 구성해 효율적인 동선을 완성했다. 돼지를 모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최대한 돼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돼지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워야 생산성도 높아지고, 양질의 고기를 생산할 수 있거든요. 기본적으로 강원도 돼지들이 건강하다고 할까요. 돼지가 물을 많이 섭취하는데, 강원도 물이 참 깨끗해요. 또한 온도 변화의 폭이 크지 않고 그늘도 많아요. 이렇게 좋은 지리적 조건 외에도 시설, 시스템 등에서 더 나은 환경과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돈사 개보수 작업에도 공을 들여 무창 돈사인 현대화 시설로 교체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버지와 이견이 있었단다.

 

“사실 아버지와의 의견차는 대부분의 후계농업경영인이 겪는 당연한 과정이예요. 아버지를 설득하는 것은 후계농업경영인들의 당연한 의무이고요. 지구온난화, 각종 환경 규제 등 현재의 흐름을 설명하고 충분히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국 원 대표는 아버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아버지의 더 큰 신뢰를 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원 대표의 예상대로 돈사 개보수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 일조한 까닭이다.

 

원 대표가 농장에 들어왔던 초기 대광농장의 MSY는 약 18두였는데, 지금은 약 21두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원주축협, 강원LPC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원주축협과 ‘치악산한돈’ 브랜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콤플렉스를 극복한 끊임없는 노력

원 대표는 농장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축산 비전공자라는 콤플렉스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외부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장벽을 느꼈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만 눈에 들어왔다고. 물론 원 대표는 그것이 풀어야 할 숙제임을 잘 알고 있었다. “모임에 나가면 농대나 농축산 관련 학과 출신 사람이 많았어요. 이쪽 업계에 대한 전문 지식도 많을뿐더러 네트워크도 끈끈하게 연결돼 있었어요. 이질감이 느껴지면서 콤플렉스가 되더라고요. 이들과 어떻게 융화할 수 있을까, 내가 가진 지식으로 돼지를 잘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앞섰어요. 남들보다 더욱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때로는 결핍이 동력이 된다고 했던가. 원 대표는 농장의 허드렛일 하나도 자신이 도맡았고, 다른 농장을 견학하며 견문을 넓히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자신의 농장을 돌보기 위해 노력했다. 양돈 선진국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오는가 하면 업계 사람들과도 활발히 교류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역량을 차곡차곡 쌓으며 전문 한돈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현재는 대한한돈협회 원주지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축산 발전에도 기여하는 중이다.

 

 

마을과 상생하는 양돈장을 꿈꾸다

“사실 양돈업계는 진입 장벽이 높아요. 초기 투자금이 많이 필요해 자금 유통 역량이 부족하다면 쉽게 접근하지 못하죠. 저는 아버지가 오랫동안 일군 농장을 물려받았으니 늘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부족한 저를 전적으로 믿어주셔서 늘 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러니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성실하고 열심히 임해야지요. 거창한 바람보다는 그저 오랫동안 ‘건강한 돼지를 키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원 대표의 최종 목표는 ‘상생’에 맞닿아 있다. 지역 이웃들은 물론 청년 농업인 등과 함께 잘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축산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한돈농장을 민원의 원산지로 생각하는 예가 많아요. ‘바른 먹거리’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혐오 시설로 보는 시선이 안타까워요. 부정적인 선입견을 거두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농장을 만들고 싶어요. 이를테면 지역 숙박 업체에 질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제공한다든가, 거름을 만들어 농가에 지원하는 식이지요.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농장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돼지를 행복하게 키우는 농장 주인, 성실함과 배움을 곧 자산으로 여기는 경영인, 이웃과 함께 잘살고 싶은 마을 주민. 이는 원 대표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놓은 좋은 한돈인의 모습이다. 지금껏 꾸준한 열정으로 성장을 일군 만큼 원하는 모습 그대로 꿈이 이뤄지리란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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