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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논란과 임신돈사의 시설
2011-12-09

동물복지 논란과 임신돈사의 시설

집중연구 / 시설
 
동물복지 논란과 임신돈사의 시설

박 종 대 대표이사
양돈전문컨설팅그룹 ㈜케이이피씨

 
【연재 순서】
◆  9월호 : 육성돈 급이기의 원리와 선택
◆ 10월호 : 돼지가 편안한 돈방의 구조
◆ 11월호 : 동물복지 논란과 임신돈사 시설
◆ 12월호 : 분만돈사의 목표와 분만돈사의 구성

1. 들어가며
 
지난 몇 년간 양돈분야에서 동물복지와 관련된 논란은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특히 한-EU FTA와 관련하여서는 현실적인 중요한 논점의 하나였고, 이는 장기적으로 사육농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최근 FMD(구제역)와 관련하여 FMD 발생과 확산의 원인이 농장 단위의 밀집사육인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마녀사냥 식의 글들이 유행하였다. FMD의 발생과 확산은 밀집사육과는 직접적인 역학관계가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소비문화에서도 아직은 미약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동물복지의 문제는 각각의 나라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객관적인 시각에서 경제성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접근하여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고, 이는 몇 가지 측면에서 냉정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사회문화적으로 동물복지가 사회의 전반적인 관심사항이 되었는가의 문제이다. 물론 동물복지는 누구에게 물어보든지 감각적인 답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그러나 복지에도 순서가 있다. 동물복지 이전에 사람에 대한 복지수준이 높아서 대부분의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이 전제가 된 연후에 전 사회적으로 반려동물과 경제동물까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보편적 이타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는가가 중요하다. 이것이 전제가 되지 않은 동물복지는 단지 개인적 취향 또는 배부른 소리이거나 공허한 주장일 뿐이다.
둘째, 경제적 수준이 충분히 높아서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추가적인 비용지불 의사가 사회적으로 형성되어 있느냐의 문제이다.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틈새시장 공략의 목적으로 몇몇 개인이 동물복지 축산물을 생산할 수는 있다. 다시 말하면, 시장이 충분히 성숙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소득은 많이 올랐지만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저소득층의 급여는 물가인상분에 비례하여 인상되지 않았다. 20년 전 서울의 막노동 잡부의 일당은 6만원이었고 현재는 7만원 정도에 불과한 현실에서 동물복지 논란은 공허하기까지 하다.
셋째, 국가적 이익에 명확히 부합하는가의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돼지고기 수입국으로서 해마다 약 300만두 분량의 돼지고기를 수입하였다. 수입국 처지에서 동물복지 축산이 국가 이익에 기여하는지 확실하지 않으며, 아직은 생산성을 개선하여 생산량을 증대하고 생산원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한 시점에서 동물복지의 빠른 시행은 생산의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동물복지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그러나 동물복지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측면을 검토하여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본 원고에서는 생산단계 모돈의 동물복지 내용과 사육농가에 도움이 되는 사양관리 방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동물복지와 현실적인 접목
 
동물복지는 영국의 농장동물복지위원회(Farm Animal Welfare Council)가 1993년에 제안한 동물복지를 위한 5가지 자유에 기초하고 있다. FAWC가 제안한 5대 자유는 다음과 같다.
- 배고픔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 충분한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선한 물과 먹이에 쉽게 접근 가능하고 충분한 영양을 유지
- 불편함으로 부터의 자유 : 피난처와 안락한 휴식장소를 포함한 적절한 환경의 유지
- 통증, 부상,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 질병 예방 및 신속한 진단과 치료
- 정상적인 행동표현의 자유 : 충분한 공간, 적절한 시설, 그리고 동료들과의 어울림
- 공포와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 정신적 고통을 피할 수 있는 환경 유지
동물복지 문제를 떠나서 돼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다섯 가지를 돼지에게 제공할 임무를 갖는다. 이러한 관심이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동물의 5대 자유를 제약할 수 밖에 없으며, 그 제약의 강도는 시대적,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일 예로 EU는 2013년 1월 1일부터 임신한 암퇘지의 스톨사육을 교배 후 4주 동안만 허용하고, 그 이외의 기간에는 군사로 사육하여야 한다. 즉 스톨사육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합방 시 투쟁에 의한 유산 등의 문제와 재발점검(임신감정)이라는 현실적인 관리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법령을 정한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군사방식의 사육방식에서 개체관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사진 1) 재래식 임신 분만 공용 돈사(러시아)

(사진 1)은 러시아 연해주의 40년 된 돈사의 모돈사로 2m×3.5m 규격의 군사방 형태로 되어 있으며, 임신모돈일 경우 약 1~2두가 사육되고 분만돈일 경우 1복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예전에 모돈 1~2마리를 기를 당시의 돼지우리를 큰 건물 안에다 여러 개의 돼지우리(군사방)를 만들어 놓은 형태이다. 동물복지 관점에서는 (사진 1)이 스톨사육보다 나을 수 있으나 현재의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수용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경제적 여건에서 동물복지의 5대 자유를 가능한 만큼 충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다양한 모돈 군사방법
 
모돈관리에서 동물복지의 최대 쟁점은 모돈의 군사이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스톨사육의 장점은 동일한 사육공간에 최대한의 돼지를 사육할 수 있으며, 개체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고, 단점은 모돈의 움직임이 제약되어 체력의 약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반대로 모돈 군사의 장점은 모돈의 체력이 유지되어 분만이 수월하다는 것이고 단점은 개체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교배 후 4주를 제외하고 군사를 해야 하는 EU의 농가와 모돈군사의 장점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농가는 다른 상황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근 모돈을 군사하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좋다는 내용이 널리 확산되고 있으나, 그 단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모돈 군사가 반드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개체관리가 정상적으로 되어야 한다. 특히 모돈의 체형은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BCS 3.0 수준에서 관리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때 개체관리가 잘 될 수 있는 체계가 준비 되어야 한다.

(그림 1) 모돈의 체평점 기준
 

(사진 2) 비육돈 급이기 사용 임신말기 군사

(사진 2)는 임신말기에 군사하는 모돈의 사진이다. 기존 비육돈사를 활용하여 비육돈 양면급이기를 사용하여 개체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모돈의 체형은 4.3 정도로 보인다.
임신말기의 과비는 (1)난산과 유질불량의 원인이 되고 → (2)분만사에서 사료섭취량이 저하되어 → (3)이유 시 체평점이 낮아지고 → (4) 산자수가 떨어지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임신말기 과비를 예방하기 위하여 적절한 개체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모돈 군사의 장점을 수용하면서 개체관리(사료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식은 바닥급이 방식, 반스톨 방식, 프리스톨 방식, 개체 전자인식 방식이 있다. 여기서 바닥급이 방식은 인건비 부담이 많고 개체간의 투쟁으로 체형관리에 무리가 있으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1) 반스톨 방식
(사진 3)은 반스톨을 사용하여 모돈 군사를 하는 모습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전체적으로 모돈의 체형이 BCS 3.0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료급여 방식이다. 계량통 하단이 사료이송 파이프로 연결되어 있고, 여기에 오거 스프링이 천천히 돌면서 서서히 사료가 떨어지게 하는 방식으로 일명 트리클 피딩(trickle feeding)이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국내에서는 트리클 피딩 방식의 사료급여 장치가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안으로 모돈 개별 사료조 위에 볼터치식 제한급이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천할 수 있다. 반스톨 방식은 시설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는 방식으로 필자는 8~15두 정도의 돈방을 권장하고 있다.

(사진 3) 반스톨 사용 임신말기 군사
 
(2) 프리스톨 방식
프리스톨(Free stall)은 돼지의 출입이 자유스럽게 열려 있다가 돼지가 들어가면 잠겨서 다른 돼지가 들어오지 못하게 개발된 스톨로 돼지가 나가고 싶으면 뒷걸음질로 자연스럽게 나가는 스톨을 의미한다. 프리스톨은 전체를 동시에 잠글 수 이는 장치가 되어 있어서 사료급여 후 모돈이 전부 입실하면 잠금장치를 작동하여 모돈을 스톨에 가둘 수도 있어서 백신 등의 처치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진 4) 프리스톨 사용 임신말기 군사

(사진 4)는 프리스톨을 사용한 임신돈사의 예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일부의 돼지는 스톨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있고, 일부의 돼지는 넓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프리스톨 방식에서는 체형을 관찰하여 증량 급여할 수 있도록 앞 통로를 두는 것을 권장한다. 앞 통로가 없다면 과비된 개체와 마른 개체의 별도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3) 개체 전자인식 방식
모돈에 전자식 이표를 부착하여 컴퓨터로 개체관리를 하는 방식으로 최근에 국내의 여러 농장에 보급되었으나 아직까지 그 평가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실 전자식 급이체계는 모돈 군사시 개체관리(사료관리)에 따른 노동시간을 절감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전자인식 급이시스템은 시설업체의 과장된 광고로 급이방식에 따른 노동력 경감의 효과와 모돈 군사에 따른 건강증진의 효과를 구분하지 않고 판촉활동을 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모돈 군사의 관리방식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러 가지가 있고, 그 효용성은 구분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전자인식 방식은 기계 1조당 70두 정도의 모돈이 수용 가능한 것으로 광고되고 있으나 이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 70두의 모돈이 수용 가능하다면 하루에 모돈 두당 약 20분 30초 정도의 시간이 할애되는 것인데, 모돈의 1일 사료섭취 시간을 15분으로 생각했을 때 공백시간이 너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35두 정도를 수용할 때 무리가 없다고 얘기한다. 수용규모를 이와 같이 제한한다면 시설비 부담이 프리스톨 설치보다 크게 되어 현실적으로 전자급이 시스템 공급은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후보돈 시기에 기계장치에 충분히 훈련되지 않는다면 모돈이 사료를 먹지 못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자급이 방식이 현실적으로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사진 5) 개체 전자인식 임신말기 군사
 
4. 모돈 군사방식의 다른 문제들
 
모돈 군사방식은 우리나라와 같이 질병이 많고 백신이 많은 나라에서는 또 다른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하나는 주사가 많다 보니 실제적인 사양관리에서 작업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돼지의 IQ는 개와 비슷하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똑똑한 돼지가 아픈 주사를 한번 맞고 나면 기억하고 있다가 관리자가 주사를 놓을 때 도망다니거나 심각하게는 공격하려 한다. 즉 모돈에 주사를 놓는 것이 대단히 힘들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환돈이 발생시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모돈 군사방식에서는 환돈을 감별하기가 쉽지 않고, 특히 모돈의 규모가 크다면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된다. 특히 모돈이 사료를 먹지 않는다면 그 개체를 감별하기가 어렵다. 전자급이 방식에서는 컴퓨터가 알려주지만 그 개체를 찾아내는 것이 만만치 않고 프리스톨에서는 사료급여 후 잠금장치를 활용할 수 있으나 그 또한 노동력을 크게 요구하게 된다. 반스톨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모돈 군사방식을 접목하기 이전에 대부분의 질병을 청정화하여 백신의 숫자를 줄이고 차단방역을 강화하여 농장이 질병에 감염되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모돈 군사방식을 접목하게 하는 요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개체적인 질병은 끊임없이 관찰활동을 통하여 확인하여야 한다.
또한 유산된 개체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한 관리활동으로 개체관찰이 용이치 않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배의 상태와 음부를 관찰하여 유산된 개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활동의 하나가 된다.
 
5. 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모돈을 군사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식이 있고 군사의 장점은 모돈을 강건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사의 단점 또한 여러 가지가 있고, 특히 개체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충분히 연구 검토된 이후에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필자는 비용대비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반스톨 》 프리스톨 》 전자급이 방식의 순서로 권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전자급이는 불안정하고 프리스톨은 비용과 공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EU와 동일한 기간을 군사방식으로 사육하는 것은 아직까지 국내에 접목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필자는 기존의 스톨사육 방식을 당분간은 사용하면서 관련기관에서 충분히 연구한 이후에 시행했으면 한다. 특별히 농장주 개인의 선택에 의하여 모돈 군사를 시행한다면 임신말기 4~5주 정도를 시행하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기 원고는 본지의 편집의향과 다를 수 있으며,원고내용에 대한 의견 및 궁금한 사항은 필자(☎010-9224-2232)에게 문의바랍니다.】
 
[월간 피그앤포크, 201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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