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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양돈현장에서 느끼고 본 것들
2011-12-02
최근 일본 양돈현장에서 느끼고 본 것들

현장리포트
 
최근 일본 양돈현장에서 느끼고 본 것들

정 현 규 박사
도드람양돈농협 동물병원 원장
(사)한국축산컨설팅협회 회장

 
우리 양돈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구제역 이후에 수입육의 증가로 더욱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FTA 문제는 예상했던 대로 업계의 앞날이 험난할 것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가까운 일본은 어떨까?
일본 양돈현장에서 느끼고 본 것들 몇 가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해 볼까 한다.
 
1. 일본의 양돈현황
 
2011년 2월 1일 통계로 양돈농가수는 6,010호, 총 사육두수는 976만8천두이다. 돼지고기 자급률은 52% 정도이다. 농가수는 1989년 5만호에서 급격하게 줄고 있다. 조금은 더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총 사육두수는 15년 정도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육농가수는 줄지만 사육두수는 유지하고 있기에 1농가당 사육두수는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금년도 1농가당 평균 사육두수는 1,625두이다.
연간 돼지고기 수입량은 120만톤 내외를 유지하고 있는데, 냉장육이 20% 정도이다. 2010년 돼지고기 지육가격은 연간 평균으로 kg당 462엔이었다. 그러나 이 가격은 9월부터 400엔 정도로 하락하였고, 10월 들어서는 370엔 정도까지 떨어지기도 하였다.
사료곡물을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형태이기에 사료비는 국제곡물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2008년의 경우에 국제곡물가의 상승으로 사료 톤당가격이 6만엔까지 상승하였었고, 현재는 사료가격은 톤당 4만엔 정도이다.
MSY는 20두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하위 농가라면 MSY가 16두 정도인 농가를 말하고, 상위 농가는 27두까지 나오는 농가도 있다. 돼지를 잘 사육하는 농가라고 하면 보통 MSY 24두 정도를 이야기 하는데, 이 정도 성적을 올리는 농가는 많이 볼 수 있다. 이 정도의 성적이면 돈가가 하락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원가는 생산비의 65% 정도를 차지하는 사료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사료가격이 톤당 4만엔이면 생산원가는 지육 kg당 대략 400엔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
 
2. 질병 상황
 
주 관심 질병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호흡기 질병, 써코바이러스 감염증, PRRS, 연쇄상구균, 대장균 등이고, 더불어 부종병의 피해도 많아서 관심이 많다. 15년 전 쯤에 심하게 문제되었던 PED나 TGE는 거의 사라진 질병이 되었다. 호흡기 질병에선 역시 흉막폐렴, 마이코플라스마폐렴, 글래서씨병 등이 문제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질병이 문제되지만 대처하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질병 대책에서 가장 차이나는 부분은 문제되면 즉시 철저하게 검사하고, 평상시에도 연간 2회 정도를 기본으로 해서 각종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 검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니터링 검사에서는 써코바이러스와 PRRS가 포함되는데 항체검사뿐 아니라 꼭 항원검사를 동시에 실시하여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점을 우리들도 배워야하지 않을까 한다.
질병 진단과 관련해서 부러운 것이 있다면 쾌속 진단시스템과 농가들이 비용지불을 철저히 한다는 것이다. 쾌속 진단시스템에서는 SMC 같은 진단센터가 대표적인데, 아침 10시까지 도착한 혈청검사, 항원검사 샘플은 당일 오후 5시까지는 검사 결과와 농가가 이용하도록 분석 자료를 농가에 통보한다. 이런 쾌속 진단시스템은 제일 부러운 사항 중의 하나이다.
 
3. 직매장의 발달
 
일본에서 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농가가 운영하는 직매장을 볼 수가 있는데, 이런 유통시스템이나 마케팅에서 우리보다 5년 이상 앞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유통은 일반 농산물과 마찬가지 유통과정을 거치게 된다. 지역 농협, 브랜드 주체, 직접 도매시장으로 가는 과정들은 우리와 마찬가지이지만 다른 한 가지는 농가가 운영하는 직매장의 경우이다. 
일본에는 농산물 직매장이 약 16,000개 정도 된다. 농산물 직매장은 양돈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형태도 있고, 지역의 일반 농업을 하는 농가와 함께 운영하는 형태도 있다.
직매장은 운영형태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약 1천개 정도가 정부에서 건물을 지어주고 지역의 농가들이 조직해서 운영하는 미찌노에끼라는 곳으로 우리의 도로변에 있는 휴게소 같은 형태이다. 3천개 정도가 지역 농협이 운영하는 직매장이고, 나머지는 지역의 농가들이 협력해서 대표자를 정하고 판매법인을 만들어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이고, 한 농가가 운영하는 곳도 있다.
직매장은 누가 운영하던, 어떤 형태이건 간에 진열, 포장, 가격 결정은 생산 농가가 하고, 운영 주체는 직매장의 관리, 운영만 한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가장 일반적인 직매장이라면 지역의 양돈농가, 낙농가, 야채, 화훼, 쌀농사를 하는 농가들 50여 농가가 모여서 출자금을 모으고 대표를 정해서 직매장을 운영하는 형태이다. 아침, 오후에 생산자는 각자의 생산품을 가지고 와서 포장하고, 직접 가격, 생산자명 등이 표시된 바코드를 부착하여 정해진 진열대에 진열하고 직접 재고관리도 하는 것이다.
직매장 운영담당자는 판매, 일반관리,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판매가의 15% 정도를 운영수수료로 공제하게 되는데 일본 전역에서 직매장 수수료는 15%가 가장 일반적이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사람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시골에도 직매장이 있는데, 연간 수억엔에서 수십억엔의 매출을 올리는 곳들도 있다. 양돈장을 크게 운영하는 일본의 직매장의 효시이면서 가장 모델이 되는 곳으로 사이보꾸 같은 곳은 연간 돼지고기와 관련한 판매액이 40억엔, 주변의 야채농가가 생산해서 판매하는 야채류가 10억엔 정도로 연간 50억엔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양계농가가 중심이 되어 테마파크 형태로 운영되는 꼬꼬팜, 양돈농가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테마파크 형태의 직매장인 모꾸모꾸 등 직매장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곤 한다.
일본에서는 농산물 직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농가의 조직화, 건물설계, 마케팅, 교육까지 컨설팅을 하는 전문회사도 있다. 
농산물 직매장에는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야채, 쌀, 꽃, 반찬류, 빵 등 다양한 품목들을 지역의 농가가 직접 생산하여 판매하게 되는데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식당, 수제소시지 만들기, 딸기따기, 포도따기, 그림그리기, 소바만들기, 나무공작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같이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직매장을 중심으로 우리의 농촌체험관광 같은 농촌관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울러 직매장을 중심으로 숙박시설이 운영되는 곳들도 있다.
 
4. 일본의 생산자와 소비자 운동
 
일본의 생산자들은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 교류하는 기회를 많이 갖는다. 소비자들도 안전, 안심, 맛있는 것에 대한 관심이 크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의 학교, 단체에서 소비하자는 운동도 오래전부터 활발하다. 학교에서 단체급식이나 지역의 식당 같은 곳에서도 적극적이다. 
직매장의 경우를 보면 차를 타고 먼 곳까지 가서 쇼핑을 한다. 직매장이라면 농가가 직접 운영하고, 신선하기에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직매장에서 우리와 다른 또 하나는 가격이 일반 판매점에 비해 싸지 않다는 것이다. 신선하고 믿을 수 있기에 가격이 쌀 필요가 없다는 것이 소비자나 생산자의 생각이다. 우리는 직매장이라면 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정반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양돈농가들도 생산뿐만 아니라 판매, 요리법의 보급, 교육, 소비자 운동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생산자들이 돈을 모아서 소비자 교육, 요리법 강습회, 시식회, 체험행사 등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월간 피그앤포크, 201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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