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마당

한돈자조금의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유용한 한돈정보

HOME정보마당유용한 한돈정보
지난 여름 양돈현장에서 느낀 것들
2011-09-23
지난 여름 양돈현장에서 느낀 것들

현장리포트
 
지난 여름 양돈현장에서 느낀 것들
 
정 현 규 박사
도드람양돈농협 기술고문
(사)한국축산컨설팅협회 회장


지루한 장마, 비, 태풍, 그리고 무더운 날들이 지나고 어느 틈엔가 9월이 되고, 조금 이르지만 가을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계절이 되었다.
8월에도 여러 농장을 방문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휴가는 출장 중간 중간 바다를 보고, 계곡을 지나는 것으로 대신하며 지냈다. 이렇게 바쁘게 지내는 날들이지만 지내놓고 보면 아쉬움도 남고,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있는 것은 왜일까?
 
1. 농장은 왜 매일 바쁠까?
 
어제 오후에도, 아침에도 전화를 해도 통화가 안 된다. 분명히 오늘 아침에 가기로 지난 번에 약속을 했고 확인을 하려고 했는데... 집에서 3시간이나 걸리는 곳이기에 새벽에 출발해서 8시에 농장에 도착했다. 여름이라 새벽부터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내가 방문한 목적이 현장에서 기록한 것들을 점검해 주기로 했기에, 생산일지부터 보자고 했다. 여름 들어서면서 너무 바빠서 일지도 기록을 못하고 있다는 사장님의 말씀이다.
왜 농장은 매일 바빠야 하는지? HACCP를 한다고 교육을 받고 시작은 했는데, 2년째 바쁘다고 기록은 계속 미루는 농장이 있다. 분명히 시작은 여섯 농장이었는데, 두 농장만 끝나고 네 농장은 1년이 넘도록 바쁘고 공사 중이고 그렇게 미뤄진다.
농장은 정말 생산일지 기록도 못할 만큼 바빠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고 정말 잘 한다는 MSY 24두, 25두 농장에 가 보면 일요일엔 쉬면서 하기도 하던데, 생산일지에 치료현황, 경영분석기록까지 하면서···
정말 농장들이 바쁜 건지, 바쁘지 않은 농장에 비해 뭔가가 부족한 것이 있는지? 고민을 해 보면서 양돈을 하면 안 될까?
 
2. 방역은 모든 농장이 제대로 해야 되는데···
 
농장 방문 요청을 받고 방문한 농장에 들어가려니 입구표시도 없고, 차단하는 체인이나 뭐 이런 것도 없고, 소독기는 작동이 안 된다. 겁이 나서 도저히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이야기만 하다가 돌아왔다. 어느 농장엔 농장 입구에 철저히 차단시설이 있고, 방역복도 장화도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더운 여름날 돈사 증축공사를 하는 농장에 방문했다. 여기서도 겁이 나서 농장에 못들어가고 밖에서 빙빙 돌다가 왔다. 공사하는 사람들이나 누구나 소독이고 신발 갈아 신는 것이고 방역조치가 없었다. 공사하느라고 그랬겠지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느끼는 것이 있다. 문제가 있어서 방문한 농장들에서 이렇게 방역이 소홀한 곳을 많이 본다는 것이다. 구제역이 잠잠해져서 안심하고 그런지 몰라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
농장엔 구제역만 문제되는 것이 아닌데, 평상 시 PRRS, 호홉기 질병, TGE, PED 등 더 크게 농장에 피해를 주는 질병들이 많은데...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방역, 위생,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양돈농가는 물론이고 업계 모두가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3. 일본 무약양돈연구회를 보며···
 
지난 7월 말 일본 무약양돈연구회에서 메일이 왔다. 일본 무약양돈연구회에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일본 무약양돈연구회는 2년 전 준비모임을 가지고 출발하였었는데 작년 일본 구제역, 작년과 올초 우리 구제역으로 필자가 적극 참여를 못했었기에 이제 구제역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하려는 것이다.
일본에서 무약양돈은 2000년에 출발하였다. 사료는 물론이고 농장에서 항생제, 항균제, 구충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양돈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의 무항생제 사육과는 개념이 다른 말 그대로 무약양돈을 하는 것이다. 미생물제, 면역관련 물질, 허브 등 다양한 것으로 항생제 등을 대신하고 사양관리, 환경관리에서 해결을 하고 있다. 
일본 무약양돈을 보면서 우리를 본다. 일본이 하면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면서 일본 양돈이 자급률 50%에서도 꿋꿋하게 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겪을 미래의 교과서 같은 느낌을 가지기도 한다.
일본의 무약양돈연구회가 소리없이 일본 양돈의 가치를 좀 더 높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그리고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서 이런 연구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에 나도 뭔가 더욱 결심을 하게 한다.
 
4. 돼지고기에 농이 있는 이유는?
 
돼지고기 품질, 이상육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 저것 조사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있다. 며칠 전 남쪽지역의 양돈단체에서 전화가 왔다. 최근에 출하돈 지육에서 갑자기 농이 많이 늘어나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유통업체에서도 가끔 이런 문제로 상담을 해 오는 경우가 있다. 
주사하는 방법, 약품관리에 대해서 제대로 교육을 받거나 해 본 일이 있는지?
구제역 백신을 하고 나서, 계절적으로 일괄주사를 해서, 약품이 바뀐 뒤에 제대로 설명서를 읽지 않아서 농이 갑자기 늘어난 경우들도 본다.
돼지에서 그것도 주사부위인 목심, 뒷다리에서 농이 생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대로 주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약이든, 주사침이든, 주사방법이든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 농이 농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고 농을 제거해도 주변 근육으로 침투한 냄새로 인해, 주변에 형성된 근막으로 인해 이상한 냄새, 고기가 질기다는 이유로 클레임이 들어오는 것을 본다.
돼지고기에 농이 생기면 무조건 양돈농가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주사하는 교육, 약품관리 교육을 생각해 보자.
 
5. 영상 교육자료, 태블릿 PC 등을 보며···
 
농장에서 바쁘게 일하다 보면 책을 들여다보기가 쉽지 않다. 기억을 해 봐도 책보다는 영화나 TV 등 화면으로 본 내용이 오래간다. 실감도 난다.
그런데 우리 양돈 교육자료를 보면 대부분이 문서, 책자로 되어 있다. 영상자료를 만들기에는 돈도 시간도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제작된 농장 영상자료가 효과도 있었다.  물론 어렵겠지만 영상자료를 만들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컴퓨터 등을 통해 볼 수 있도록 신경을 써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근에 태블릿 PC가 큰 흐름인 것을 보면서 양돈과 관련된 애플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농장과 상담하는 것도 그렇고, 자료를 받아보는 것도 그렇고, 언제 어디서든지 가능한 방법을 태블릿 PC에서 해 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농장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횟수를 줄이면서도 흥미롭게 정보를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



[월간 피그앤포크, 2011년 9월호]
목록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