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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돼지고기 수급 및 가격 전망과 향후 대책
2011-08-05
국내 돼지고기 수급 및 가격 전망과 향후 대책

전망대
 
국내 돼지고기 수급 및 가격 전망과 향후 대책
 
허   덕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축산관측팀장


1. 머리말
 
2010년에는 유난히 구제역이 성행하였다. 1월초 포천에서 시작하여 3월 종식 선언을 하자마자, 다시 4월에 강화, 김포지역에서 발생하여 또 한 번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말경부터 경북 안동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경기 북부, 강원도, 경기남부, 충청도에 이르기까지 차례차례 확산되어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설상가상으로 12월 말부터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마저 발생, 축산업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위기상황에 이르렀다. 살처분한 가축만도 상상 초월할 정도였고, 축산 중심지역이란 지역은 모두 휩쓸고 지나갔다.
이러한 와중에 가장 큰 피해를 본 부문은 양돈산업이다. 무려 34%의 돼지를 묻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국내산 돼지고기 생산이 크게 모자라게 되자 가격이 크게 상승하였고, 이러한 가격 상승은 물가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기조로 하고 있는 현 정부가 가만 놓아둘 리 없다. 실로 대량의 수입 돼지고기가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 글에서는 먼저 이제까지의 돼지 사육두수 변동과 수급, 그리고 가격 동향과 함께 2011년 후반기에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 전망을 해 보고, 둘째로 앞으로 우리 양돈산업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 돼지 사육 동향과 전망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돼지 사육두수는 703만6천마리로 전분기인 2010년 12월, 즉 구제역 초기보다 28.8% 감소하였다. 이러한 수준을 전년 동월에 비교해 본다면 28% 감소한 것이다. 같은 통계상의 모돈수는 73만2천마리로 전년 동월보다 25.9% 감소하였다.
앞으로의 사육두수 변동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육성단계별로 배합사료 생산량의 변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1년 5월 기준으로 배합사료 생산량은 34만5천톤으로 전년 동월보다 21.7% 감소하였지만, 전월보다 3.4% 증가하였다. 이를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배합사료 생산량으로 보면, 178만9천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20.9% 감소하였다. 이중 모돈용 사료는 7만2천톤으로 전년 동월보다 16.8% 감소하였지만, 전월보다 5.2% 증가하였다. 한편 20kg 이하 자돈용 사료는 전년 동월보다 19.2% 감소하였지만, 전월보다 4.9% 증가한 10만5천톤이었다. 육성용 사료는 15만톤으로 전년 동월보다 24.1% 감소하였지만, 전월보다 1.9% 증가하였다. 모돈 증가율이 자돈이나 육성돈 증가율이 크다는 점은 사육두수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기간이 단축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돼지 월령별 사육두수 통계를 코호트 방법이라는 돼지의 생리적인 특성을 고려한 분석방법, 그리고 양돈농가 설문조사 등과 같은 방법을 동원하여 9월과 12월의 사육두수를 전망해 보자.
농가의 돼지 사육의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농가 조사결과, 9월 이후에는 3월 사육 마리수를 초과할 것으로 보이고,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후보모돈 3만1천두 수입까지 고려할 경우, 9월 사육 마리수는 680~690만마리로 전년 동월보다 30.3~3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월에는 720~730만마리로 9월보다 5.8~5.9% 증가할 전망이다.
 
3. 돼지고기 수급 동향과 전망
 
가. 국내산 돼지고기 생산 동향과 전망
국내산 돼지고기 생산은 등급판정 두수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돼지 등급 판정 마리수는 전년 동월보다 25.5%, 전월보다 3.7% 감소한 87만1,362마리였다. 6월 들어서는 하루 평균 등급 판정 마리수가 전월 4만6,372마리보다 17.1% 감소한 3만8,465마리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에 비교해 보면 27.7% 감소한 수준이다.
이처럼 돼지고기 생산이 모자라다보니 육가공업체가 원료육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자연히 도매시장에서 경락을 받는 마리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초래하였다. 즉 가격을 결정하는 도매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더 줄어들어 가격을 상승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5월 도매시장 경락 마리수는 9만4,509마리로 전년 동월의 13만5,365마리보다 30.2% 감소하였다. 6월에도 역시 돼지 출하 마리수 감소로 6월 24일까지의 누계로 경락 마리수가 전년 동기인 10만7,663마리보다 40.1% 감소한 6만4,529마리였다. 
한편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기관의 표본농가를 조사해 본 결과, 7~8월의 비육돈 출하일령은 전년 동기보다 0.3~0.4일 지연되고, 출하체중은 0.2~0.3kg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 3~5월 자돈용 배합사료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23.4% 감소하였으나 그 폭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는 점 또한 동시에 감안하면, 7월 이후에는 도축 마리수가 전월보다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비육돈 생산성을 고려한다면, 7~12월 돼지고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23.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 돼지고기 수입 동향과 전망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상승하자 정부는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하여 전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입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조치의 영향으로 5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월보다 135.6% 증가한 4만7,114톤이었다. 6월 중순까지 수입량은 2만5,445톤으로 전년 동월 중순보다 92.3% 증가하였다. 5월 돼지고기 권역별 수입비중을 살펴보면, 북미(미국, 캐나다)에서 56.8%, EU에서 38.4%, 기타 국가에서 4.8%를 수입하였다. 그동안 잠시 하락세를 보이던 주요국 돼지고기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금년 6월 18일 기준 미국산 지육가격은 $204.7, EU산은 €156.2(미화 기준 $222.3)로 전주보다 1~4% 상승하였다.
긴급할당관세로 13만톤의 돼지고기 수입이 결정됨에 따라 7~12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한 13만8천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돼지고기 수입량이 증가하지만 국내 생산량 감소로 7~12월 돼지고기 공급량은 전년 동기보다 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 돼지고기 수요 분석
소비자 조사 결과, 소비자가 4월 하순까지 4주 평균 돼지고기 원산지별 구매횟수는 국산 1.72회, 벨기에산 1.18회, 캐나다산 1.09회, 프랑스산 1.09회, 미국산 1.07회 등으로 수입 돼지고기 구매횟수는 전년보다 증가한 반면 국산 돼지고기 구매횟수는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원산지별 4주 평균 구매량은 국산 1.59kg, 벨기에산 1.43kg, 칠레산 1.40kg, 미국산 1.30kg, 프랑스산 1.18kg, 캐나다산 1.03kg 등으로 국산 돼지고기 구매량은 전년보다 감소한 반면 수입 돼지고기 구매량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돼지고기 소비의향조사 결과, 7월 돼지고기 소비의향지수는 84.7로 6월보다 1.3p 증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26.0p 감소한 수치이지만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농업관측센터 소비자패널 조사 결과, 여름철 국산 돼지고기 소비를 증가하겠다는 응답은 39.2%, 국산 돼지고기 소비를 감소하겠다는 응답은 13.1%였다. 소비 증가율은 평균 22.9%, 소비 감소율은 평균 27.3%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종합해 보면, 여름철 국산 돼지고기 수요는 5월 조사시점보다 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4. 돼지고기 가격 동향과 전망
 
구제역 이후 국내 돼지 및 돼지고기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6월에도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지육가격은 육가공업체 물량 확보로 도매시장 경락 마리수가 감소하여 전년 동월의 kg당 4,647원보다 65.1% 높은 7,675원이었으며, 7월 들어서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앞의 수급 전망을 바탕으로 하반기의 가격을 월별로 전망해 보자. 7월 지육가격은 돼지고기 수요 회복과 도매시장 경락 마리수 감소로 전월보다 강보합세인 kg당 7,200~7,500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4.4~60.8% 상승한 수준이다. 8월 이후에는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지육가격은 출하 마리수 증가와 휴가철 이후 계절적인 수요 감소로 7월보다 약세인 kg당 7,000~7,300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또한 전년 동월 가격과 비교해 보면 45.8~52.0% 상승한 수준이다. 9월 지육가격은 전월보다 하락세를 유지하겠지만, 전년 동월보다는 34.5~41.1% 높은 kg당 6,100~6,400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출하 마리수 증가로 10월 지육가격은 9월보다 약세인 kg당 5,400~5,800원(전년 동월보다 41.5~52.0% 상승), 11~12월 지육가격은 kg당 5,200~5,600원으로 10월보다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5. 향후 대책
 
전술한 바와 같이 국가 정책의 최우선 기조는 물가안정이어서, 특히 돼지고기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가격은 돼지고기산업에도 마냥 좋을 리만은 없다. 양돈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정부의 긴급조치로 물가를 낮추기 위해 엄청난 양의 수입 돼지고기 밀려오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이 당장은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국내산 시장을 빼앗겨 그만큼 시장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양돈농가들은 현재 가격이 높다고 하여 눈앞의 이익만을 보고 무작정 늘리기만 한다면 장기적으로 불황에 빠질 우려마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적정한 가격을 받는 것이 산업 내 모두에게 바람직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양돈협회를 중심으로 출하체중 증대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편 현재 살처분 보상금 지급이 늦어지고 있어 아직은 표면으로 떠오르지 않았지만, 살처분 보상금이 지급되고, 재입식 속도가 붙게 되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사육두수 증가가 예견된다. 그런데 구제역 이전의 1,000만두를 육박하는 두수 수준이라면 너무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이러한 수준을 정할 때는 최근의 사료가격 상승 추세에 의한 생산 원가 상승부분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지만, 물가와 환경을 고려한 적정 두수 산정하여 이를 유지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2조원을 훨씬 넘는 정부의 재정지출, 그리고 환경오염 문제의 부각 때문인지 구제역 문제는 이미 축산업뿐만 아니라 농업의 범주마저 벗어나 국가적 위기상황이라는 말이 매일 매스컴의 톱뉴스를 차지하여 왔다. 국민 전체가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축산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앞으로 어떻게 복구 내지 재건할지에 대해서도 좋은 시선만으로 볼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당장은 살처분 보상금, 생활안정․가축입식자금 등의 신속한 지원 등과 같은 경영재개 지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동시에 매몰지 환경관리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의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매몰지 사후관리를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매몰지 지도 작성 및 수시환경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경영향 평가를 통해 악취, 침출수 예방 조치, 정기소독, 침출수 관리 등을 철저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단기적으로는 예방적 살처분 농가, 구제역으로 인한 폐·휴업 농가들을 우선적으로 공공부문 일자리 배정한다든지, 전통시장 살리기, 축산물, 농산물 팔아주기 등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 축산물 브랜드 및 지역 이미지 향상을 위한 이벤트 개최도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무작정 복구가 아닌 지역축산재건 종합계획 하에 부가가치를 증진할 수 있는 축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데 있다. 구체적이고 철저한 계획 하에 입지도 재배치하고, 비용 최소화, 수익 최대화를 실현할 수 있는 실행이 요구된다. 
부가가치 높은 축산업으로 재편하기 위해서는 자연친화적인 생산·가공·유통 등이 계열화된 일관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지역 클러스터 체계를 구축하여 방역 및 R&D 기능 강화로 축산업의 부가가치 향상 및 전후방산업의 전략적 유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조사료, 검역, 생산, 축산농가 및 농가 직접 접촉자 의식 교육 강화 등 구제역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조치들도 개선·강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지역 방역조직체제 구성·운영, 방역교육, 매뉴얼 작성 및 숙지 교육기회 마련 등 지역 단위의 긴급 방역체계도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환경을 고려한 적정 사육규모 문제가 대두되어 있는 이상 가축분뇨 지역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은 불가결할 것으로 본다. 중장기적으로 축종별 적정 사육두수 유지를 통한 적정 가격 유지와 소득 확보를 위해 농가 조직화를 통한 자율 수급 조절은 물론이려니와 지자체 등 관련 기관에서는 적정 두수 및 가격을 제시하고 유통 및 판매 등을 적극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월간 피그앤포크, 201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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