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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의 식의보감] 어떤 고기 먹을까? 돼지고기는 이럴 때 먹으면 되지!
2021-11-29



변비, 치질, 폐기관지, 당뇨병, 유즙분비 등에 효과

중금속 흡착·배출… 황사철 먹으란 말 빈말 아냐

새우젓은 돼지고기와 최강궁합, 콩‧메밀은 피해야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누구나 어떤 고기를 먹을지 고민해본 적 있을 것이다. 경제적측면이나 취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테지만 이때 함께 고려하면 좋은 것이 바로 고기의 효능과 체질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한의서들을 중심으로 돼지고기의 다양한 효능과 식품 궁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돼지의 한자 이름은 시(豕), 저(猪 혹은 豬), 돈(豚) 등이 있다. <본초강목>에서 돼지는 시(豕)로 나온다. 시(豕) 자는 돼지의 4개의 다리와 꼬리를 형상한 상형문자다. 돼지가 축부(畜部) 중에 가장 먼저 수록된 것을 보면 그만큼 쓰임새가 많았던 것 같다.

 

돼지고기는 보통 새끼돼지를 의미하는 돈(豚) 자와 저(猪) 자를 많이 사용해 돈육(豚肉)이나 저육(猪肉)이라고 했다. 물고기 복은 돼지고기처럼 맛이 좋아 하돈(河豚)이라고 했다. 한의서 병명 중에서 복부대동맥이 심하게 뛰는 것은 마치 새끼돼지가 뛰어노는 것 같다고 해서 분돈(賁豚)이라고 했다.

 

저(猪) 자도 흔히 사용된다. 제육복음은 제육(諸肉)이 아니라 바로 돼지고기볶음인 저육(猪肉)에서 온 말이다. 멧돼지는 야저(野豬)라고 한다. 한때 저(猪) 자는 중국 황제의 이름인 주(朱) 자와 발음이 비슷해 사용하지 못하게 했고 심지어 돼지도 기르지 못하게 했다는 재밌는 기록도 있다.

 

<본초강목>에 돼지고기는 가저육(貑猪肉)이라고 했고 ‘맛은 시고 기운은 냉하고 독이 없다’고 했다. 기타 한의서를 보면 달다, 짜다 등의 다양한 맛이 있다고 기록되고 있는데 아마도 돼지고기 부위별로 단백질과 지방함량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대체로 돼지고기는 ‘맛이 달고 짜면서 성질은 냉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돼지고기는 기운이 나게 한다. <동의보감>에 돈육(豚肉)은 ‘혈맥(血脈)이 약하며 근골(筋骨)이 약한 것을 치료한다’고 했다. 돼지고기는 단백질은 물론, 아연과 비타민B군도 풍부해 활력을 주면서 면역력을 높인다. 어느 날 힘이 났다면 전날 회식으로 먹은 돼지고기 때문일 수 있다.

 

돼지고기는 변비도 치료한다. <동의보감>에는 ‘열로 인한 변비를 치료한다’ 또는 ‘4~5일 동안 대변을 보지 못하는 데는 물에 삶은 물컹한 돼지고기를 먹으면 오장육부를 적셔 주면 대변이 저절로 나온다’고 했다. <언해두창요집>에는 특히 아이들의 변비에 좋다고 했다. 하지만 속이 냉하거나 평소 설사가 잦은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설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돼지 간은 설사에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 ‘돼지 간은 성질이 따뜻하다. 냉설(冷泄)과 곱똥을 오랫동안 누는 설사를 치료한다’고 했다. 돼지 간은 배가 냉하면서 나는 설사에 좋다는 말이다. 평소 설사가 잦다면 순대집에서 돼지 간도 꼭 챙기자.

 

돼지고기는 치질에도 좋다. <식료찬요>에는 ‘오래된 치질로 항문에서 피가 계속 나오고, 항문 주위가 아프며 장풍(腸風)으로 혈변을 보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했다. 또 돼지족발에 달여 오는 발굽도 저제(猪蹄)라고 하는데 치질과 함께 장이 허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했다. 돼지고기는 장을 윤활하게 해서 배변활동을 촉진하는 것이다.

 

돼지고기는 폐기관지에 좋다. <수세비결>에는 ‘상기(上氣)로 기침하고 가슴이 답답할 때는 돼지고기를 잘라 저민 뒤 돼지지방에 구워서 먹는다’다고 했다. 또 <약무신편>에는 ‘가래가 끓고 숨이 차면서 기침하는 경우에 모시뿌리를 태워서 가루내 살찐 돼지고기를 찍어 먹으면 매우 효과가 좋다’고 했다. 돼지고기는 오행 중 수(水)에 속하는 수축(水畜)으로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하기작용을 하고 건조함을 막아 폐기관지를 촉촉하게 해 준다.

 

항간에 보면 돼지껍질은 콜라겐이 많아 구워 먹으면 피부에 좋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사실 돼지껍질의 콜라겐은 분자량이 커서 소화, 흡수가 잘 안 된다. 대신 <동의보감>에는 돼지껍질은 ‘열로 인한 가슴이 답답한 증상에 좋다’고 했다. 또 ‘감기에 걸려서 목이 아플 때도 좋다’고 했다. 돼지껍질은 성질이 서늘하면서 진정·소염작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돼지고기를 보다 건강하고 맛있게 즐기려면 효능과 본인의 체질,
돼지고기와 궁합이 맞는 식품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돼지고기는 소갈병(消渴病, 당뇨병)에 좋다. <의학입문>에는 소갈방(消渴方)으로 ‘무를 얇게 썰어서 햇볕에 말려 분말로 만들어 매번 2돈씩 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타서 먹는다’고 했다. 돼지고기는 진액을 보충해서 갈증을 멎게 한다. 무 자체도 소갈로 인한 입마름 등에 좋다.

 


돼지다리는 출산 후 유즙분비를 촉진한다. <동의보감>에 ‘돼지의 4다리는 기를 보하고 젖이 나오게 한다’고 했다. 실제로 돼지발굽은 유명한 처방인 통유탕(通乳湯)에도 들어간다. 돼지고기 자체도 좋은데 <양유신편>에는 ‘젖을 잘 나오게 할 때에는 돼지고기에 밀가루를 넣고 달인 물을 먹는다’고 했다. 이는 돼지고기가 음(陰)과 혈(血)을 보하는 작용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돼지고기는 중금속을 해독한다. <광제비급>에는 ‘수은에 중독되었을 때에는 돼지고기를 삶아 먹는다. 돼지지방도 좋다. 72가지 광물질 독에는 돼지고기 삶은 물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동의보감>에는 특히 ‘돼지폐는 폐를 보하면서 독을 함유한 약물중독을 치료한다’고 했다. 실제로 돼지고기에 풍부한 아연이나 셀레늄, 아미노산 등은 간과 신장에서 메탈로치오넨을 만들어 중금속을 흡착해 배출하는 효능이 있다. 황사철 돼지고기를 먹으라는 말도 빈말이 아니다.

돼지고기를 먹고 체한 경우에는 새우젓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새우젓 효소가 돼지고기 소화를 돕는다. 이밖에도 문헌을 보면 살구씨나 산사열매, 꽈리뿌리를 달여 먹어도 좋다고 했다. 이들 역시 돼지고기 소화에 도움이 된다. 참고로 돼지고기는 감과 상극이다. 따라서 감을 먹고 체한 경우 돼지고기를 삶아서 먹으면 좋다. 요즘 감도 제철인데 참고해 볼 만하다.

돼지고기의 대표적인 금기식품은 바로 콩과 메밀이다. <식료본초>에는 ‘어린 아이들의 경우 검은콩이나 대두콩 가루, 볶은 콩 등을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기가 막힌다’고 했다. 아마 단백질 과다섭취로 인한 소화불량일 수 있겠다. 또 ‘교맥(메밀)과 함께 먹으면 열풍을 일으키고 눈썹을 빠지게 한다’고 했다. 역시 메밀과 돼지고기 둘 다 성질이 서늘해 배탈, 소화불량이 유발될 수 있다.

돼지고기를 먹으면 쉽게 살이 찐다. <동의보감>에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갑자기 살이 찌게 되는데 이것은 허기(虛肌) 때문이다’라고 했다. 허기(虛肌)는 바로 비계로 우리말로는 헛살 정도로 해석된다. 돼지고기 삼겹살은 열량이 100g당 450~500㎉ 정도로 꽤 높다. 따라서 다이어트 중이라면 삼겹살 대신 지방이 적은 목심(목살)이나 수육 살코기 부위로 먹는 것이 좋겠다.

돼지고기는 과거부터 값이 저렴하면서도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식재료였다. 중국 송나라 때의 시인 소동파는 황주에서 유배시절 돼지를 직접 길러 요리해 먹었다고 한다. 그 당시 유명한 동파육이 만들어졌고 당시 지은 ‘저육송(猪肉頌)‘이라는 시가 있다. 

“솥은 깨끗이 씻고 물은 조금 넣어 땔감을 태워 숯으로 만드니 연기와 불꽃은 일어나지 않네. 스스로 천천히 익기를 기다려 재촉하지 않아도 열이 충분해서 때가 되면 저절로 맛있어지네. 황주의 좋은 돼지고기는 흙값만큼 싸도 부자들은 먹으려 하지 않고 가난한 자들은 요리할 줄 모르네. 아침 일찍 일어나 두 대접 채워 배불리 먹고 나니 신경 쓸 일이 없구나.”

 

많은 한의서에 돼지고기는 적당히 먹으면 허(虛)를 보한다고 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먹지 말도록 했다. 심지어 많이 먹으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기운이 막히며 풍(風)을 일으킨다고도 했다. 돼지고기는 그만큼 약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냉체질보다는 열체질에 잘 맞는다. 그냥 이유없이 먹어왔던 돼지고기. 효능을 알고 나니 이제 고민에 빠진다. 돼지고기 언제 먹으면 좋을까? 건강해지고 싶을 때 먹으면 되지!

출처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박사 | 정리 장인선 기자 (2021-11-22)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56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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