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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물 지켜라" 저장창고·시설하우스 등 꼼꼼히 살펴···농가 "든든"
2020-10-21


 

‘전남 나주경찰서 수확기 절도 예방 탄력순찰’ 동행해보니

현장 잠금장치·경보기 점검 농가에 미흡 시설 보완 권유

제도 도입한 2017년 이후 수천만원 대형 사건 ‘전무’

올해 주민 희망지역 반영 특정 시기 순찰 지점 늘려 

1마을 1CCTV 달기 운동 금천·나주 농협 등과 추진

설치율 55%…“범죄 근절”

 

“급한 일이 생겨 배 저장시설을 잠깐 비워놔도 별걱정이 없어요. 경찰들이 수시로 둘러봐주니 절도범들이 얼씬이나 하겠어요?”

19일 전남 나주경찰서 금천파출소 순찰차량을 타고 이동해 금천면 원곡리의 한 저장창고에서 만난 배농가 이덕주씨(59)는 경찰을 보자마자 친한 동생을 만난 듯 반가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성껏 기른 배를 경찰들이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어서다.

나주경찰서에서 시행 중인 ‘수확기 절도 예방 탄력순찰’이 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9월에서 11월 사이 수확철엔 농산물 절도범이 급증하기 마련인데, 이 기간 나주경찰들이 시설하우스·저장창고·과수원 등을 집중적으로 돌아다니며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순찰에 함께 나선 문석주 나주경찰서 생활안전과 계장은 “인터넷 순찰신문고나 파출소에 신청서가 접수되면 주민 의견을 들어 농산물 절도 우려가 큰 지역을 우선순위에 놓고 순찰 주기와 지점을 정하고 있다”며 “이씨네 창고를 비롯해 지역 내 축사·정미소·비닐하우스 등 현장의 잠금장치나 경보기 등을 점검하고, 시설 주인에게 미흡한 점을 보완하도록 독려하는 활동에 방점을 둔다”고 말했다.

이씨는 파출소 직원과 함께 창고 창틀과 입구 잠금장치를 꼼꼼히 살폈다.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이 줄면서 절도범이 더 활개 칠 수 있는 분위기라 걱정이 컸다”면서 “하지만 가을철 순찰 횟수도 늘었고, 경찰관이 차에서 내려 3∼4분 동안 주변을 살펴주니 동네 치안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씨의 창고를 둘러본 뒤 경찰은 원곡리 일대 시설하우스·빈집·과수원 등을 돌며 계속 임무를 수행했다. 조수석에 탄 공경현 금천파출소장이 갑작스레 기자에게 내비게이션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화면에 세모 표시된 부분 보이시죠. 여기가 우리가 방문해야 할 곳이에요. 순찰을 마치면 이 색깔이 변합니다. 도시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농촌에선 과일이나 채소를 몰래 수확해 가는 것은 기본이고 사과나무를 뿌리째 뽑아 가는 기상천외한 범죄행위도 발생해요. 이런 일을 당하면 금전적인 손해를 떠나 농가의 상실감이 크기 때문에 예방에 초점을 맞춰 치안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활발한 탄력순찰의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수천만원 상당의 대형 절도 사건은 뚝 끊겼다. 반면에 적은 금액도 신고하려는 경향이 커져 소액 절도 건수는 조금씩 느는 추세다.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9∼11월 곳간 털이, 들걷이, 축산물 절도 등 소규모 사건 신고건수가 2017년 이전에는 매년 1∼2건이던 것이 지난해 6건으로 다소 늘었다. 서리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던 행위에도 이제는 농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나주경찰서는 올해부터 탄력순찰제를 기존의 일방향식에서 양방향식으로 개편했다. 이전엔 5대 주요 범죄 발생장소나 신고장소를 정해 범죄 안전등급 관리기준에 따라 일방적으로 순찰 지점을 정했지만, 올해는 주민이 원하는 지역을 반영해 특정 시기에 순찰 지점을 탄력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나주경찰서와 지역농협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1마을 1CCTV(폐쇄회로텔레비전) 달기 운동’도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역농협이 CCTV 설치에 들어갈 예산을 확보하면, 경찰은 범죄 통계자료를 참고해 가장 적합한 설치장소를 찾아 알려주는 식이다. 현재 금천농협·나주농협 등 지역농협의 도움으로 시내 458개 마을 가운데 253개에 CCTV가 달려 설치율은 55.3%에 이른다.

김상철 나주경찰서장은 “치안 수요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지역주민과 긴밀하게 연대해 범죄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경찰행정 체계가 바뀌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확철 농촌 탄력순찰 지점 등록수를 꾸준히 늘려 농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나주=이문수 기자​

 

출처 : 농민신문(2020.10.21) https://www.nongmin.com/news/NEWS/FLD/CNT/328009/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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